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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 한복 디자이너가 풀어낸 수의의 의미

“교복 같은 수의 말고, 나다운 이별을”

기사입력 2025-12-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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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 한복 디자이너가 풀어낸 수의의 의미

교복 같은 수의 말고, 나다운 이별을

공간 보윰 이 한복이 수의라구요전시

수의는 죽은 이를 위한 옷이 아니라, 남은 사람이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식입니다.”

한복 디자이너이자 기획자인 전민(슬슬예술문화기획) 작가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체험형 전시 이 한복이 수의라고요?가 공릉역 2번 출구 인근에 있는 지역 문화 공간 보윰(동일로18636-55, 010-9641-1867)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무료 관람으로 24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수의는 반드시 삼베여야 한다는 통념에 질문을 던진다. 전민 작가는 한복 디자인 작업을 하다 부모님의 장례를 경험하며 수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아버지 장례 때 입혀드린 하얀 삼베수의가 너무 답답해 보였다. 어머니는 나는 그런 옷 말고 네가 한복을 하니 예쁜 색 옷을 입혀 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전시는 수의를 죽음의 규격화된 복장이 아닌, 내가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옷으로 바라본다. 실제로 조선시대에는 삼베수의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고인이 생전에 입던 옷이나 가족의 옷을 함께 넣는 경우도 있었다. 전시에서는 이러한 사례를 통해 가장 아끼던 옷, 좋아하던 옷을 입고 떠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전민 작가는 삼베수의 관습이 일제강점기 비단 수탈의 영향으로 굳어진 측면도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의 장례 문화는 상조회사나 제3자가 주도하면서, 정작 가족이 이별을 준비할 시간과 선택권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다. 모두가 같은 옷을 입히는 방식이 과연 의미 있는 애도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시의 한 축에는 조선시대 관속 물품 이응태의 편지이야기도 소개된다.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아내가 빼곡히 써 내려간 편지와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엮은 미투리는 이별 앞에서 산 사람이 선택한 애도의 방식이었다. 전민 작가는 돌아가신 사람이 이 편지를 읽지 못하더라도, 글을 쓰고 물건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남은 이를 위로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전시는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미리 생각해 볼 수 있는 삶의 한 부분으로 제안한다. “지금 우리는 죽음을 거의 생각하지 않다가 닥치면 모든 것을 맡겨버린다. 이별을 준비하는 일은 결국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시가 열리는 공간 보윰은 복합 문화공간으로, 1층은 전시 공간, 2층은 공유서재, 3층은 전통자수 작업실, 4층은 공유주방으로 운영되고 있다. 3층은 현재 심리상담과 성명학·명리학을 바탕으로 개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미송 작가의 사진 촬영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전시는 공간 전반을 활용해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죽음과 이별, 그리고 나다운 수의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구성됐다.

노원신문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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