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끼가 안부가 된다”
한보에센시티 경로당의 연대 문화
공릉2동 한보에센시티아파트 경로당(회장 김지영)이 20년 넘게 지속해 온 '밥상공동체' 활동이 지역사회 어르신 돌봄의 모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경로당은 매주 월·수·금 세 차례, 회원 어르신들이 직접 장을 보고 조리한 식사를 함께 나누며 공동체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밥상공동체’는 약 27~28년 전부터 시작돼 현재 23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오전 9시 30분부터 식사 준비에 나서 함께 점심을 먹는다. 한 달 치 식단을 사전에 구성해 영양과 기호를 고려하고, 주민들이 기부한 농산물을 활용하는 등 건강한 식단 운영에도 힘쓰고 있다. 기자가 찾아간 날 제공된 아욱국 역시 아파트 주민이 직접 재배해 기증한 재료로 만들어졌다.
김지영 회장은 “식사 후에는 안부를 묻고 건강 상태를 살피는 등 자연스럽게 돌봄 기능이 이뤄지고 있다.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이 식사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직접 방문해 확인할 정도로 서로 의지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경로당은 평소 식사가 어려운 어르신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기도 하며, 이를 계기로 어르신 간 작은 나눔이 이어지는 등 공동체적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영 회장은 “어르신 한 분께 도시락을 챙겨드렸더니 당신도 뭐라도 내놓고 싶다며 커피믹스를 잔뜩 챙겨오셨다. 식사를 챙겨드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시고, 어르신들도 있는 것을 서로 나누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신다.”고 전했다.
식사에 함께하신 김삼순 어르신은 “경로당에 나오면 혼자가 아니어서 좋다. 집에 있으면 말할 일이 없는데, 여기 오면 다들 얼굴 보고 이야기하니 기운이 난다.”고 말했다.
다만 운영에 어려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영 회장은 “중식 도우미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 사람이 20여 명의 식사를 책임지기엔 무리가 있다. 일하는 시간을 늘리기보다 중식 도우미 지원이 경제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경로당은 비교적 젊은 어르신들이 조리에 함께 참여해 가능한 구조지만, 전반적인 여건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이웃 간 왕래가 줄어드는 시대 속에서 한보에센시티아파트 경로당의 밥상공동체는 공동체 문화를 이어가는 소중한 공간이다. 김지영 회장은 “앞으로도 매일의 밥 한 끼가 서로의 안부를 지키는 시간이 되도록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노원신문 이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