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보다 회복 ‘학교폭력, 관계 회복의 길을 찾다’
학교폭력 사건, 접수되는 순간 가해·피해 가정 큰 고통
학교폭력을 처벌 중심이 아닌 대화와 회복의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교육희망네트워크 노원도봉은 12월 12일,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를 대상으로 학교폭력의 현주소와 대안을 모색하는 공론의 장을 열었다.
매년 교육부가 학교폭력 사안처리 가이드북을 발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갈등 조정과 회복을 위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주최 측은 “학교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 미처 나누지 못한 고민을 전문가 발제와 질의응답을 통해 풀어보고자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공론장에서는 최근 학교폭력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공통으로 제기됐다. 사소한 갈등이 학폭위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특히 초등 저학년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첫 발제자로 나선 이인학 신도봉중 생활안전부장 선생님은 “학교폭력 사건이 접수되는 순간 가해·피해 가정 모두가 큰 고통을 겪는다. 법과 제도에 따라 처리되더라도 그것이 교육적으로 잘 마무리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교육청의 ‘관계가꿈’ 사업을 소개하며, 조사와 심의 이전 단계에서 학교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계조정지원단, 피해상담지원단, 학급 회복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갈등을 교육적으로 풀어가는 시도가 더 확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형근 북부교육청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은 제도 도입 배경과 한계를 짚었다. 학교폭력 사안은 20년 2만 5천여건에서 24년 5만 8천여건으로 약 2.3배 증가했다. “전담조사관제는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공정성을 높였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력 부족과 학교 현장 이해 부족 등 보완 과제도 분명하다. 조사 이후의 사후 관리와 관계 회복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발제자로 나선 김미선님은 “학폭 이후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 사이의 관계도 쉽게 무너진다. 신고가 곧 처벌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부모가 아이의 감정을 충분히 들어주고 회복의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녹음기 사용, 가스라이팅 여부, 신고의 기준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행사에 참여한 학부모는 “딥페이크 피해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문제까지 설명을 들을 수 있어 도움이 됐다. 막연히 불안했던 학폭 문제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공론에는 화랑초·공릉초 학부모와 학부모회 관계자를 비롯해 청소년·아동 관련 지역 기관 관계자, 대학 교수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학교폭력을 단순히 처벌의 문제로 다루기보다 아이들의 관계를 회복하고 학교 공동체를 다시 세우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노원신문 이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