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6-24 12:36

  • 연재물 > 어르신

불암산 둘레길 영신봉 구간의 낙석 안전대책 - 윤영록 시니어의 동네일기

기사입력 2026-03-20 02:26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0

윤영록 시니어의 동네일기

불암산 둘레길 영신봉 구간의 낙석 안전대책

백사마을 갈림길까지 불암산 둘레길을 걷는 것은 하루를 시작하는 나의 소중한 일과입니다. 그런데 그 길이 영신봉 아래 낙석 구간입니다. 처음으로 낙석사태를 본 것은 2015년 여름이었습니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폭격을 맞은 것처럼 처참한 모습에 놀라 노원신문에 기고를 했습니다. 구청에서는 2중으로 철책을 설치하고 현수막과 위험 표지판을 설치했습니다. 그 뒤로도 크고 작은 낙석으로 철책 훼손이 계속되자 구청에서는 철책을 더 보강하고 양지 배드민턴장까지 철책을 연장했습니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그 길에 또 낙석주의 현수막이 나붙고 철책구간은 접근금지 안내문까지 설치했습니다. 그것을 보고 둘레길을 가면서도 자꾸만 길 위쪽을 힐끔거리게 됩니다.

그동안 둘레길을 오가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철 따라 나물 캐고 꽃구경하고 영지버섯을 따고 도토리를 줍는 외지인들도 많아졌습니다. 그들은 불암산을 온통 헤집고 다닙니다. 봄이 오면 산악회들은 시산제를 합니다. 휴일에 영신봉은 산악인들의 암벽훈련장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현수막을 달고 통제한다고 해서 글을 모르는 바위가 굴러떨어지지 않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가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금지하면 더 가고 싶어집니다.

위험한 것은 채석하고 난 뒤에 방치된 영신봉의 바위들입니다. 영신봉은 크고 작은 바위덩이가 금방이라도 굴러떨어질 것처럼 위태위태합니다. 작은 돌에 괴어져 있는 거대한 바위도 몇 개나 됩니다. 영신봉은 전체가 낭떠러지여서 그런 바위들이 한 번 구르면 멈추지도 않고 둘레길 아래까지 급전직하입니다. 사람들은 바위가 굴러떨어지는 것만 생각하는데 쪼개지고 미끄러지는 것이 더 잦은 원인입니다. 15년의 낙석도 겨우내 얼었던 바위가 녹아 쪼개지면서 흘러내린 것이 아래쪽 채석장의 바위들을 쳐서 둘레길 아래까지 덮쳤던 것입니다. 얼마 전에도 미끄러진 바위가 또 철책을 뚫고 둘레길 바로 위까지 쏟아져 내렸습니다. 현장을 가봤더니 뚫린 철책 아래 새 철책을 설치했는데 굴러떨어진 흔적과 깨진 바위들은 고스란히 널려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도 영신봉의 바위들을 다 들어내야 안전합니다. 북한산의 인수봉도 낙석위험이 큰 바위들을 떨궈 낸 적이 있는데 영신봉도 그렇게 하면 좋겠습니다. 낙석위험 현수막과 접근금지 표지판과 철책만으로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헬기를 동원해서라도 방치된 채로 위태위태한 바위들을 제거해야 합니다.

노원신문(1113)은 불암산과 수락산의 채석장 석재들이 어디로 갔는지 소상하게 실었습니다. 17세기부터 조선왕조의 성곽과 궁궐과 왕릉을 조성하는 데 쓰였고, 20세기 들어서는 채석사업으로 돈을 번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오가는 나비정원의 길이 당시에 채석한 바위들을 트럭으로 실어 나르던 그 길이라고 합니다. 그런 채석장이던 영신봉에 가면 채석한 바위벽에 단발머리를 한 영신공주의 얼굴이 있습니다. 착암기와 다이너마이트로 파괴되는 영신봉을 슬퍼하는 모습입니다. 공주의 뒤로 신하들도 어른거립니다. 나는 영신공주님이 전설처럼 동화처럼 사람들의 품 안에서 뛰노는 날들을 그려봅니다. 영신봉이 낙석의 위험과 금지구역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또 내가 날마다 걸어가는 그 길이 안전하고 편안한 둘레길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노원신문
 

 

 

115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