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록 시니어의 동네 일기
삿갓봉 공원 - 탄소 중립의 거점
중계주공 2단지와 중계비콘아파트 앞에 삿갓봉근린공원이 있습니다. 규모는 작아도 서울의 다른 공원들보다 이용객이 3~5배나 많다고 하는 공원 관리인들의 말이 실감납니다. 5개나 되는 초·중·고교 학생들의 학교 다니는 길이고, 동네 주민들이 출퇴근하는 길입니다.
또 상계역에서 나비정원과 불암산으로 가는 관문이기 때문입니다. 봄이면 서울의 명소가 된 철쭉동산으로 정말 많은 인파가 몰려듭니다. 그러다 보니 삿갓봉공원은 하루 종일 넘쳐나는 쓰레기와 담배꽁초, 그리고 큰소리와 불상사도 적지 않았습니다.
중계4동 주민자치회(회장 이정희)는 수년 전부터 삿갓봉공원의 이런 점들을 해결하고자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도서관 앞 캔과 페트병 수거기는 1개에 10원씩 20개까지 포인트가 쌓이는데, 길에 굴러다니던 캔과 페트병을 반경 3블록까지도 다 해결하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작은 수거기 하나 덕분에 동네가 깨끗해졌습니다. 수거기 앞에 자녀들과 줄을 서서 기다리는 주부들은 수거기를 몇 대 더 설치하면 좋겠다고 합니다. 방치된 자전거 거치대도 공기주입기가 설치된 뒤로는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넘쳐나던 쓰레기도 크게 줄었습니다. 누군가는 관리인들이 없는 새벽시간에 공원을 청소합니다. 하늘색 조끼를 입은 시니어일자리 어르신들이 날마다 담배꽁초를 줍습니다.
비만 오면 인도까지 유출된 공원의 토사가 배수구를 막아 그때마다 그것을 처리하는 인력과 예산이 들어갔는데, 나무를 심고 울타리를 확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였습니다. 동네 주민들과 화분 나누기를 하고 가을에는 뜨락 음악제가 열립니다. 평상과 의자는 잘 정비되었습니다. 그런데 ‘누운 사철나무’들은 마구 밟아서 형편이 없습니다. 아무 데나 들어가지 않도록 화살나무로 울타리를 치면 살아있는 뿌리에서 싹이 돋을 것입니다.
지난해 주민자치회는 ‘주민제안사업’으로 삿갓봉공원에 탄소중립 전광판 설치를 결정했습니다. 서울시 같은 광역 단위가 아닌 우리 동네의 온도와 미세먼지, 그리고 초미세먼지와 오존 농도 등 우리가 숨 쉬는 기후 환경을 잘 알리고 마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활동과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여 주민들의 공감과 참여를 더 넓혀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필요한 절차를 다 거치느라 해를 넘겨 마침내 전광판이 생겼습니다. 설치하는 날은 공사업체와 중계4동 배혁 동장과 직원들, 그리고 노원구청 주무관들과 새로 되신 이정희 주민자치회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함께하였습니다. 삿갓봉사거리 횡단보도 앞 공원 입구에 있는데, 한눈에 잘 보입니다.
해마다 초대형 산불이 나고 폭염과 폭우에 혹한이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위기 시대입니다. 주민제안사업으로 설치된 전광판이 모쪼록 주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확대하여 기후위기의 시대를 극복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작은 노력들이 삿갓봉공원을 탄소중립의 거점이 되게 하고 지구를 구하는 두터운 밑거름이 되면 좋겠습니다.
‘기후 시민의식 맑음’
‘탄소중립 미래 밝음’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