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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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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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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확행 - 부서진 액자 되살리기 - 윤영록 시니어의 마을일기

기사입력 2026-08-2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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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록 시니어의 마을일기

소확행 - 부서진 액자 되살리기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났습니다. 위층에서 나는 소리인가? 그런데 한 참 만에 TV 뒤에서 부서진 대형액자를 발견한 아내가 놀라서 나를 불렀습니다. 폭염에 끈이 끊어지는 통에 10년 넘게 걸려있던 아들과 며느리의 결혼사진 액자가 부서져 버린 것입니다. 유리가 끼워진 것은 아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막연한 예감에 아내는 아들과 딸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닐까? 염려했지만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하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내 손으로 고쳐보기로 했습니다. 아귀를 맞춰보니 크게 어긋나지는 않았습니다.

다음날 부서진 액자를 챙겨서 삿갓봉공원으로 나갔습니다. 미리 전화로 자문했던 재성형님이 빙그레 웃었습니다. 50년 목수 경력의 재성 형님은 오공본드에 톱밥을 개어 붙이면 더 짱짱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액자를 맞춰보는 나를 한참 지켜보던 노인이 한마디 하셨습니다. “뒤에 기역자 꺽쇠를 대고 나사로 고정하는 것이 좋아요. 본드보다 나아요.”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귀가 번쩍했습니다. 알파&오메가에서 모서리 경첩을 사왔습니다. 나사까지 1900원입니다. 기역자가 없었지만 ‘T로도 안 될 것은 없습니다.
 

액자를 뒤집어서 네 귀퉁이에 T자를 대고 나사를 박았습니다. 재성 형님이 아귀를 잡아주셨습니다. 드라이버를 돌리는 내 손목이 뿌듯합니다. 중학교 기술 시간에 배운 못과 나사의 차이점이 생각났습니다. 과연 나사못은 망치로 박는 충격도 없고 액자가 쪼개지지도 않습니다. “짱짱해요. 만년묵기네요. 요새 이런 액자는 더 비싼데 이만하면 잘 되었어요.” 그때까지 지켜보던 노인이 한 말씀 더 얹어 주셨습니다.

재성 형님이 배낭에서 커피를 꺼내 한 잔씩 타 주셨습니다. 우리는 되살린 액자를 들어보면서 대단한 일이나 한 것처럼 기뻐했습니다. 삿갓봉공원이 동네 작업장이 되고 작은 축하잔치가 되었습니다.

집에 들어와 다시 사진을 끼워 액자를 완성했습니다. 서랍에 간추려 놓은 통신선을 잘라서 끈을 새로 달아 거실에 걸었습니다. 가는 구리선이 여러 가닥 들어간 통신선은 철사줄보다 부드럽고 튼튼합니다. “오늘, 20만원 벌었네!” 액자를 새로 맞추자고 했던 아내가 반색했습니다. 나는 아들과 며느리의 결혼사진이 그 모습 그대로 제 자리를 되찾은 것이 더 흡족합니다.

노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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