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답이 있다
민원을 조율하는 의회, 공론화하는 언론
제10대 노원구의회가 제300회 임시회를 열며 구정 전반을 살펴보는 등 본격적인 의정활동에 돌입했다. 21명의 의원 중 14명이 초선으로 다소 염려도 되었지만 ‘구민에게 힘이 되는 의회, 미래를 여는 의회’라는 새로운 슬로건 아래, 순조롭게 나서고 있다.
제10대 노원구의회의 역동성은 우선 ‘현장’에 있다. 가장 어렵고 불편한 곳을 먼저 찾는 현장밀착형 의회가 되겠다는 다짐을 몸소 실천하려는 노력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원식 국회의원의 구호이다. 13년 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하고, 을을 지키는 활동 ‘을지로위원회’를 만들어 낸 신념이 되었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 ‘민생’을 강조할 때 가장 직관적인 문장이다. 단순히 구호에 그친 것이 아니라 5선의 중진이며, 국회의장으로 재임하면서도 지역구인 노원에서 정기적으로 ‘현장민원실’을 운영했다. 6선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우원식 의원의 정치적 영향을 받은 후예들이 모두 현장민원실에 동참하며 현장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공화국은 입법, 사법 행정의 권력분립을 기초로 한다. 국민 주권을 바탕으로 서로 견제함으로써 권력의 남용을 막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의 내용과는 별개로 정책을 실제로 집행하는 행정의 권한은 압도적이다. 그 차이는 지방자치로 내려오면 더욱 극명해진다.
지방의원들이 민원 현장에서 관련기관을 불러서 주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같이 듣고, 대안을 모색하는 활동은 이러한 상대적 취약성을 극복하는 길이다. 집행부를 현장에서부터 견제, 감시하는 강화된 역할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시의원, 구의원도 자기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길을 열고 있다. 물론 민원에만 매몰되면 편중, 편파, 나아가 특혜시비로 번질 수 있다. 연구와 학습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민원은 행정적 절차를 거쳐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공공기관의 실수나 오류로 인한 경우는 쉽게 수정하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법리 해석의 차이, 상황 판단의 차이에서 연유한 것이다. 관공서와의 마찰 과정에서 이미 화나고 억울한 민원이다. 해법을 찾기 까다로울 수밖에 없지만, 이를 슬기롭게 조율하여 대안을 찾는 것이 국민을 대신하는 대표자의 역할이다.
구청장이 직통전화를 공개하고, 인터넷을 통한 민원창구가 기관마다 개설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사에도 제보라는 명분으로 민원이 들어온다. 공공기관에 압력을 넣어달라는 청탁성 민원도 있고, 공직자의 뒷거래를 까발리는 음해성 제보도 있다. 아파트관리소와 입주자대표회의에 관한 민원은 이미 법적분쟁 중인 경우가 많은데,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기가 어려워 취재하기가 까다롭다.
제주 장미란 실종 사망 사건은 경찰이 허위로 종결한 것을 가족의 재신고와 여론의 움직임으로 실종 104일 만에 시신을 발견했다. 언론의 역할, 즉 공론화를 통해 이처럼 억울한 일을 해결하는 것이다. 새로 개관하는 서울어울림체육센터도 공론화를 통해 그 기능과 역할을 검증하고 있다.
나무는 뿌리와 줄기, 잎이 튼튼해야 제대로 꽃을 피울 수 있다. 건강한 시민사회와 부지런한 공공기관, 현명한 의회와 언론의 협력으로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