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활동지원, 65세 이전에 신청해야
때 놓치면 신규 신청 불가, 장기요양만 가능
76세 이노원씨(가명)에게는 84세 남편이 있다. 40대에 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된 남편은 오랜 세월 욕창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다 결국 와병 상태에 이르렀다. 지친 몸으로 간병을 이어가던 그녀는 간병인을 구하고 싶지만 비용이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옆 병상 72세 환자에게는 장애인활동지원사가 찾아와 돌봄을 제공하고 있었다. 요양보호와 다른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뒤늦게라도 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하고 싶었지만, 돌아온 답은 ‘불가능’이었다.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는 만 65세가 되기 전부터 이미 이용하고 있던 사람에게만 문이 열려 있다. 이노원씨의 남편처럼 65세 이전에 장애를 얻었더라도, 가족이 헌신적으로 돌봐왔거나 제도 자체를 몰라 신청 시기를 놓쳤다면 65세를 넘는 순간 신규 진입의 길이 완전히 막힌다.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과 보건복지부 지침은 신규 신청 자격을 ‘만 6세 이상 만 65세 미만’으로 못 박고 있다. 가족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거나 세상을 떠나 돌봄 공백이 생겨도, 과거에 신청한 이력이 없다면 나이 제한에 걸려 지원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된다. 65세를 넘긴 이들이 택할 수 있는 길은 오직 노인장기요양보험뿐이며, 이마저도 돌봄시간은 크게 줄어든다.
두 제도의 격차는 돌봄시간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장애인활동지원은 한 달 최대 480시간까지 지원되지만, 노인장기요양 재가급여는 최고 등급을 받아도 한 달 108~143시간, 하루로 치면 3~4시간에 그친다. 이는 두 제도가 애초에 다른 목적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활동지원은 장애인의 자립과 출퇴근, 외출 같은 사회활동을 뒷받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바깥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만큼 넉넉한 시간을 준다. 반면 장기요양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실내 돌봄, 즉 식사와 청소 같은 필수적인 가사와 신체 수발에 맞춰져 있어 시간 자체가 짧게 설계돼 있다.
또다른 차이는 병원 간병 가능 여부, 노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어울림 이혜숙 사무국장은 “요양보호사는 병원 간병을 할 수 없지만 활동지원사는 같은 질병으로 연간 60일, 다른 질병이면 또다시 연간 60일, 이런 식으로 병원 간병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활동지원을 받던 중증 장애인도 65세가 되면 무조건 장기요양 등급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 이때 등급 외 판정을 받으면 그나마 활동지원을 계속 이용할 수 있지만, 등급을 받는 순간 방문요양으로 넘어가야 하고 돌봄시간은 최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21년에 줄어든 시간만큼을 활동지원으로 보충해주는 ‘보전급여’가 도입됐다. 장기요양등급에 해당하는 방문요양 시간을 받은 뒤 부족한 활동지원시간은 보전급여를 통해 보충받는 것이다.
23년에는 노인성 질병을 앓는 65세 미만 장애인도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올해 4월에는 65세가 되는 시점에 장기요양과 활동지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정작 가장 절실한 부분, 즉 65세 이전에 신청하지 못했던 장애인들에게 65세 이후에도 새로 신청할 길을 열어주는 조항은 이번 개정 과정에서 통째로 빠졌다. 매년 약 2조 4000억원의 추가 예산이 든다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가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65세가 되기 전에 미리 장애인활동지원을 등록해 등급을 받아두는 것만이 이런 공백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