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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6-2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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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에너지 위기에 불 꺼진 밤거리

가족 간의 신뢰, 이웃과의 연대 필요

기사입력 2026-05-25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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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 1122호 사설 
기후 위기
, 에너지 위기에 불 꺼진 밤거리

가족 간의 신뢰, 이웃과의 연대 필요

선거 열기보다 요즘은 햇살이 더 뜨겁다. 기상청에 따르면 51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1.4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30도를 넘었는데, 지난해보다 일주일이나 앞당겨졌다고 한다. 햇살 따가운 낮에는 자동차에도 벌써 에어컨을 가동할 수밖에 없다. 전쟁으로 기름값도 잔뜩 올라 부담이 늘고 있는데, 전기요금도 걱정이다.

정부는 416일부터 전기요금이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제를 시행한다. 낮 시간대 요금은 낮추어 태양광 발전 전력 사용을 확대하고, 전력 수요가 몰리는 저녁 시간대 요금은 높여 전력 수요를 분산시켜 화석연료 발전 의존도를 줄여 전체 전력 생산비용과 온실가스 배출을 동시에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개편은 전력 소비의 약 46%를 차지하는 산업용 과 전기자동차 충전 전력에 적용된다. 공장뿐만 아니라 대형건물과 빌딩,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적용된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퇴근해 저녁에 세탁기 돌리면 손해라는 가짜뉴스가 돌기도 했는데, 주택용 전기의 경우 점진적인 적용이 추진된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요금 조정이 아니라 전력 소비 패턴 전환을 유도하는 구조적 변화이다.

유럽의 도시들은 저녁이 되면 상점들이 문을 닫아 거리에 행인도 없다. 일찍 집으로 돌아가 가족끼리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서구의 삶이 무척 성실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불 꺼진 거리에는 범죄의 기운이 감돌았고, 불안한 시민은 모일 곳이 없어졌다. 외국인 여행자들은 밤늦게까지 불이 꺼지지 않고 신나면서도 안전한 서울 거리를 부러워한다. 우리의 밤 문화는 장시간 노동에 지친 우리 사회의 애환이 담겨있다. 9시가 되면 라디오에서 청소년 여러분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안내방송이 나올 정도였다.

늦게까지 친구들과 어울려 술 마시는 우리의 문화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이 달라졌다. 거리의 가로등도 예전처럼 밝지 않고, 경기 탓인지 일찍 문 닫는 점포들도 늘어났다. 저녁 시간대 전기요금이 인상되면 야간 영업장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인구소멸의 지방은 이미 깜깜한 밤거리다.

그러면 우리는 일찍 가정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었는가? 밤새 술 마시지 않고 칼퇴해서 집으로 가면 세상에서 지친 나를 따뜻하게 안아 편히 쉬게 할 누군가가 있는가?

봉건 시대 이래 형성된 권위주의 가부장적 가정은 산업화, 도시화, 민주화되면서 급격한 해체의 과정을 거쳤다. 부부 중심의 핵가정도 다시 분열되어 우리나라 전체 가구 증 1인 가구의 비율이 36.1%에 이른다. 특히 서울은 39.9%에 달한다. 공적 돌봄에 의지해야 하는 노인들, 자식들과 대화가 되지 않는 중년들. 누구의 이야기도 귀에 거슬리는 청년들이 각각 다른 공간을 차지하고 유튜브, 넷플릭스로 긴 밤을 혼자 보낼 것인가?

전기요금 개편이 기후 위기, 에너지 위기에 대처하는 단방약이 아니라 그동안 익숙했던 야간활동에 대한 고찰로 이어져야 한다. 주요 활동 시간의 변화가 미칠 사회적 파장도 함께 고민하고, 준비하여야 한다.

가족 간의 신뢰, 이웃과의 연대, 사회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이 위기의 시대를 극복하는 가장 큰 덕목일 것이다. 서로에게 서로가 소중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사랑한다’ ‘고맙다고 표현해야 한다.

 

122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