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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록 시니어의 마을일기 찾아가는 신명마당 김덕수 사물놀이

기사입력 2026-05-2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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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록 시니어의 마을일기

찾아가는 신명마당 김덕수 사물놀이

까치소리에 잠 깼습니다. 오후에 삿갓봉공원에서 김덕수 사물놀이가 있는 날입니다. 아침부터 공원을 둘러보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때가 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김덕수 명인은 태평를 탄 장군처럼 우뚝하고, 놀이패는 잘 갖춘 진용처럼 굳건합니다. 입장할 때부터 뙤약볕을 튕겨내는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나는 가까스로 통제선 안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침을 깨운 까치처럼 태평소가 드높이 울려 퍼지고 땅을 밟는 북소리에 하늘에서 내려오는 전조같이 숨넘어가는 꽹과리의 신명이 요란합니다. 눈부신 설장구가 상모를 나부끼며 재비를 뛸 때 징~~ 맥놀이 하는 징소리는 일렁이는 녹음에 숨결을 불어줍니다. 사물들이 제각각 뽐을 내며 한 재주씩 넘을 때는 흥에 겨운 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춥니다. 천지가 감흥하고 신명이 준동하는 것입니다. 땅이 울리고 하늘이 열리고 바람이 불어와 나도 몸을 들썩입니다. 어렸을 적에는 마을마다 농악패가 있었습니다. 그때 멋모르고 뒤따라 다니던 날들이 떠올랐습니다.

어름사니의 줄타기를 가까이에서 본 것도 처음입니다. 젊은 유진호 명인은 심장을 쫄깃하게 줄도 잘 타고 주고받는 입담도 좋습니다. 줄이 휘청할 때마다 사람들은 가슴이 철렁했는데, 그때마다 줄에서 미끄러지는 법이 없습니다. 명인의 재치 있는 발림에는 웃음과 박수가 터졌습니다.

미얄은 재미있는 뮤지컬입니다. 난리 통에 헤어져 애타게 찾아 헤매던 노부부가 정작 만나고 보니 각자 새 배필을 만들었더라는 반전에 박장대소입니다. 그들이 탈을 벗었을 때 사람들은 또 한 번 박수를 보냈습니다. 능청스러운 탈바가지가 젊디젊은 청춘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몰려든 사람들은 때 이른 더위에도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 다 같이 무대에 올라 한데 어우러지는 마무리에 명인들과 인증샷은 보너스! 마지막 남사당이라는 김덕수 명인과 사물놀이에 대해서는 자주 들어봤지만 인증샷까지 찍은 것은 처음입니다. 그 몸에 어찌 그 많은 재주를 타고났는지, 또 그런 재주가 어떻게 사물놀이로 전 세계를 구가하게 되었는지,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맥락과 문화와 예술을 생각합니다. 예인들은 삶을 예술보다 더 예술답게 합니다. 삿갓봉공원이 우리 동네 문화의 산실이 되어갑니다.

노원신문

122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