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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 이진재 노원문인협회 회원

산책길 시 하나32

기사입력 2025-12-2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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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시 하나32

세월

이진재 노원문인협회 회원

 

다시 한 해 끝에 서 있다.

무엇을 기다리는가

아니, 무엇이 시작되는가

 

그저 하늘을 우러러

눈부신 태양에 눈을 감는다

 

봄날 새싹은

어느새 낙엽이 되었고

가로수 그늘에 단풍 뒹구는데

길게 늘어진 그림자로 걸으며

성큼 다가선 겨울을 본다

 

계절의 강은 그리도 빨리 흐르는가

저 건너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이제 인생의 끝에 서서

삶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져 가는

또 다른 세계를 그려 본다

 

*해마다 연말의 느낌

 

-시집 엄마의 세월

 

또 한 해가 저문다. 한 해 동안 적은 수의 아이들이 태어나 기쁨을 주고 많은 사람들이 이승을 떠나 슬픔을 남겼다. 지금도 웃음기 사라진 얼굴로 침대에 누워 있는 분들이 계시다. 가족들의 기적을 바라는 간절한 기도가 부디 하늘에 가닿기를 바란다.

삶의 여러 고개를 넘어 아흔을 바라보는 시인은 세모에 피안의 세계를 보고 있다. 불안하고 두려운 세계지만 건너가야 하는 것이 누구나의 숙명이다. 원숙한 시인은 생의 좌표가 삶으로부터는 멀어져이승 밖으로 나가는 것을 알지만 표현은 겨울 강물처럼 차갑고 여울지다. 오랜 시간 마음을 다스려 온 결과가 아닐까.

이 시를 소리 내어 읽으면 작가 마음의 선율을 느낄 수 있다.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의 첼로 연주처럼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가 고요히 침잠시키는 시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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