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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6-2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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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잠 속으로 - 김길애 노원문인협회 자문

기사입력 2025-11-2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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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시 하나29

어떤 잠 속으로

김길애 노원문인협회 자문

 

서울역 지하도의 새벽

입은 옷 그대로

신문지 덮은 채 쓰러진

잠을 보네

뿌드득 이를 갈다가

알지못할 잠꼬대를 뱉어내다가

치아를 드러내며 웃기도 하네

꿈속에선

고향가는 기차를 탔을까

가족을 만나고

어머니를 만났을까

친구들과 어울려

위하여를 외쳤을까

움추린 몸으로

냉기를 견디는

시린잠 앞에서 나는

시멘트 바닥처럼 서늘해지네.

 

-3시집 馬頭琴(마두금

 

10여 년쯤 전 당고개역(현 불암산역) 화장실에 난방용 라디에이터가 있는 이유로 노숙인이 많았다. 초등학생들은 세 명의 노숙인에게 별명을 붙였다. 삼식이, 칙칙이, 해모수. 볼 때마다 밥 먹고 있는 남자, 길에 코를 칙칙 푸는 남자, 곱슬 단발머리를 풀어 헤친 남자였다. 아이들의 시선과 생각이 그들을 정겹게 느껴지게 했다. 얼마 뒤 그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가 노숙인은 수명이 짧고, 시설에 수용됐기 때문이라고 나름 추측했다.

몇 년 새 노숙인들이 다시 나타났다. 며칠 전 춥고 어둑해진 시간, 붕어빵 수레 옆 후미진 구석에 앉아 어묵 꼬치를 먹는 60~70대 남자를 보았다. 불편한 시선을 피했다.

시인은 서울역 노숙인들을 오래 응시했다. 그리고 그들의 불편한 잠을 써 내려갔다. 아이들의 표현처럼 코믹하고 친근하진 않지만 같은 인간으로서 유대감과 안타까운 정서가 시에 녹아있다. 이 시를 소리 내어 읽으면 3음보 내지 4음보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유려한 운율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다. 물처럼 소리와 의미가 흘러 마지막 행 시멘트 바닥처럼 서늘해지네.’에 가닿으면 견고하고도 부드러운 충격에 신체의 냉온감각이 작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독자도 시적 대상인 노숙인 체험을 해보게 하는, 감각이 살아있는 시이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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