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시 하나 27
바위
김관식 노원문인협회 이사
마까칠해 본다
끌끌하던 아버지
두 어깨, 등…
뜬금없이
21그램…뿐!
-노원문협 디카시집 『앵글에 담은 서정』
낙엽 지는 계절이다. 속절없고 뜬금없이 한 생이 지고 나면 그 영혼이 깃털처럼 가벼워지길 바란다.
생명이 있던 존재에게 영혼이 있다면 그 무게는 얼마일까? 시인의 표현처럼 21그램일까?
1907년 미국의 던컨 맥두걸 내과의사가 죽어가는 환자 6명의 사망 직전과 직후 체중을 측정했는데 그 결과 1명의 체중이 사망 후 21.3그램 감소한 것을 보고 이를 ‘영혼의 무게’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과학적이지 않지만 이후 21그램은 영혼의 무게를 상징하게 됐다. 21그램은 스텐 젓가락 1짝, 500원짜리 동전 3개(22그램), 곽티슈 17장의 무게다. 오리 깃털 하나보다는 무겁다.
마까칠(질)은 물건의 무게를 저울 등으로 달아보는 행위를 뜻한다. 시인의 경우처럼 바위 같던 아버지가 하늘로 떠난 뒤 그 영혼이라도 지상에 있을까 찾아도 감각으로 느끼기 어렵고, 그 죽음에 대한 의식의 무게만 천근만근이다. 그래서 이 시처럼 짧지만 묵직한 시가 탄생하는 것이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