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김제 모악산 금산사 옥내입불
정읍 내장산 내장사까지 단풍터널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단풍명소를 찾았다. 김제 모악산 아래 금산사 사찰과 우리나라 최고의 단풍명소인 내장산이다.
여행은 항상 즐겁다. 여행을 통해 우울증을 치료한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시내를 벗어나며 펼쳐지는 농촌 풍경은 항상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이 맛에 여행을 떠나는지 모르겠다.
김제에 들어서며 드넓은 땅이 한눈에 봐도 시원하다.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유일한 곳이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우리나라 최고, 최대 수리시설인 김제 벽골제(저수지 제방)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호남평야는 전국 최대의 곡창지대이며 벼를 주로 재배한다.
3시간 이상을 달려 금산사(金山寺)에 도착하였다. 주차장 옆에는 상가와 식당들이 줄지어 있을 뿐 사찰은 보이지도 않고 방향이 어딘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길을 물어 단풍 숲길을 걸어 올라갔다. 마치 화폭에 물감을 입힌 듯 울긋불긋한 가을 단풍이 멋진 풍경을 자아냈다. 아름다운 단풍을 보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좀 가니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이 세웠다는 견훤성문이 나타났다. 견훤은 아들 신검에 의해 금산사에 유폐되었다가 탈출해 왕건에게 투항한다. 커다란 일주문이 보였는데 ‘모악산금산사(母岳山金山寺)’ 현판이 걸려 있다. 사찰 현판에 산 이름이 함께 적히는 것은 사찰의 위치를 알리는 전통적 방식이다. 경내로 들어서니 커다란 느티나무 잎이 노랗게 물들어 예쁘게 보였다. 우뚝 서 있는 당간지주가 눈에 띄었다. 안내판을 보니 보물이었다. 금산사는 국보 1개, 보물 10개로 수많은 문화재를 품고 있다. 보물이었던 대적광전 건물은 화재로 보물이 해제되었다.
금산사의 백미인 미륵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체적으로 규모가 웅대하고 안정된 느낌을 주었다. 국보로 지정되었고, 3층 구조로 너무나 특이한 건물이었다. 1층에는 ‘대자보전(大慈寶殿)’, 2층에는 ‘용화지회(龍華之會)’, 3층에는 ‘미륵전(彌勒殿)’이라는 현판이 걸려있어 흥미로웠다. 건물 안쪽을 보니 3층 전체가 하나로 터진 통층이었고, 서 있는 불상은 어마어마하게 커서 올려다봐야 했다. 옥내 입불 중에서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이다. 미륵전 옆에는 방등계단(方等戒壇)이 있었다. 계단이란, 계(戒)를 수여하는 의식을 행하는 곳이다. 통도사에는 금강계단이 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단풍 명소인 내장산이다.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내장산은 일교차가 크고 일조시간이 길어 붉은색이 잘 들고 화려하다. 단풍나무 11종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내장산으로 가는 주도로가 막히는지 우회해서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어갔다. 내장산이 가까워지면서 복잡해져 멀리 떨어진 사설 주차장에 차를 댔다. 한참을 걸어 들어가니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편하게 가는 셔틀버스를 마다하고 걸어서 올라갔다.
붉게 물든 단풍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별천지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방문객들은 단풍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단풍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어느 정도 가니 맑은 연못 위에 정자가 그림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주변의 단풍과 정자가 연못에 비쳐 환상적으로 보였다. 드디어 일주문이 나타나 단풍터널이 시작되었다. 일주문에서 내장사까지의 단풍터널이 하이라이트이다. 단풍의 진면목을 만끽하며 걸었다. 땅 위를 걷는 것이 아니고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다. 단풍터널이 끝나자 내장사가 앞을 가로 막았다. 천년고찰 내장사는 창건 이래 숱한 화재가 일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풍수지리상 화기(火氣)를 막기 위해 수백 년 전 연못을 만들었다.
김재창 ☎010-2070-8405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