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홍천 수타사, 인제 자작숲 여행
올해 단풍은 아쉬워도 자작숲은 이국적
이번 여정은 강원도 홍천 수타사 산소길, 인제의 자작나무 숲을 계획하였다. 숲과 함께하는 힐링의 나들이였다. 날씨가 쌀쌀해졌는데도 주변에서 단풍 보기가 어렵워 강원도에서는 단풍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노원역과 태릉입구역, 사당, 양재에 정차했던 버스는 양양고속도로를 달렸다. 홍천에 들어서니 일교차가 큰지 안개가 나타났다. 멀리 산 중턱에 걸쳐있는 안개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약 2시간 달려 천년고찰 수타사(壽陀寺)에 도착하였다. 수타사는 공작산 기슭에 있다. 공작산은 예부터 ‘한마리의 공작새가 알을 품고 있는 듯하다.’고 해서 공작포란형(孔雀抱卵形) 산세로 유명하다.
차에서 내리자 맑은 공기가 코끝을 스치었다. 수타사 방향으로 접어드는데 세조의 왕비인 홍천 출신 정희왕후에 관한 이야기판이 보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홍천 공작산에 정희왕후의 태(胎)가 봉안됐다.’고 전해진다. 호젓한 길을 따라 올라가니 아담한 모습의 수타사가 보였다. 공원 속의 사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경내로 들어서는데 소조사천왕상(塑造四天王像)이 눈에 띄었다. 보물로 지정되었는데, 흙으로 빚어 인상적이었다. 마당 한 편에는 오래된 듯한 동종(銅鍾)이 있는데 보물이었다. 종 윗부분에는 인도의 옛 글자인 범어(梵語)를 새겼다는데 찾지를 못했다. 경내 정면에 보물이면서 주불전인 대적광전(大寂光殿)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규모는 작지만 소박하고 안정감이 있어 보였다. 대적광전 지붕 용마루에는 청기와 2개가 있다. 사찰의 청기와는 왕실과 연관 있는 사찰이라고 표식이다. 옆에 더 큰 건물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전시해 놓았는데 보는 순간 경외심이 들었다. 사찰 뒤에는 단풍나무가 울긋불긋 물들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박물관이 때마침 문을 열어 보물인 월인석보(月印釋譜)를 볼 수 있었다. 훈민정음 창제 이후 최초의 한글 불교 경전이자, 세조가 직접 저술한 불경이다. 대형 불화인 괘불이 있는데 관리인이 설명을 해주어 흥미진진하게 들었다. 사찰을 나서며 작은 절에 보물이 4점이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사찰 주변은 조경을 아름답게 꾸며 사색하며 걷기 좋았다.
단풍은 과거와 달리 화려하지 않아 아쉬웠다. 수타사 옆 계곡을 따라서 산속으로 길이 이어졌는데 이 길을 산소길이라 한다. 산소길은 3.8km의 원시 숲을 걸으며 산소를 많이 마시는 걷기 편한 길이다. 산소길을 일부분 걷고 수타사를 내려왔다.
읍내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인제 자작나무숲으로 향했다. 자작나무는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는 낙엽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자작나무는 줄기의 껍질이 종이처럼 하얗게 벗겨지고 얇다. 자작나무는 한자로 화(華)로 쓴다. 결혼식을 화촉을 밝힌다고 하는데, 옛날에 초가 없어서 자작나무껍질에 불을 붙여 촛불을 대신했기 때문이다. 원대리 숲은 70만여 그루의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뤄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고 있다. 원래 소나무 숲이었으나, 솔잎혹파리 확산으로 벌채 후 12년부터 자작나무를 심어 조성하였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원대리 자작나무 숲에 도착하였다. 자작나무 숲을 보기 위해서는 1시간 정도 오르막을 올라가야 한다. 전망대에 오르니 새하얀 자작나무 숲이 한눈에 펼쳐졌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자작나무 숲은 이국적인 풍경을 느끼게 한다. 평소 못 보던 나무들이라 마냥 신기하게 보였다. 안타까운 것은 과거 폭설과 한파로 부러지고 휘어진 나무가 많았다. 이렇게 부러진 나무들을 이용해 조형물을 만들어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김재창 ☎010-2070-8405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