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록 시니어의 마을일기
탄소중립 선언을 넘어 실천과 성과를 확인하는 자리
23년 9월 2일 「노원탄소중립 2050구민회의」가 발족했습니다. 50년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하자는 뜻으로 19개동 주민자치회를 비롯한 동별 단체와 「수다와 행동」 등 10여개의 주민 단체들이 현실로 닥친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활동방향과 내용을 정했습니다.
24년 8월 「노원주민자치대학」에서는 ‘기후위기에서 담대한 전환으로’를 주제로 ▶교통수단을 바꾸고 전력사용을 줄이자 ▶식단을 바꾸고 지역에서 구매해 음식을 버리지 말자 ▶나무를 심고 스마트하게 입자 ▶지구 친화적 투자에 집중하자 ▶큰 소리로 정치적 압박을 가하자는 10가지 실천과제를 제안했습니다. 그해에는 노원구가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선정되었는데, 적지 않은 예산을 확보해 낸 성과에 박수와 환호가 터졌습니다. 26년이 그 예산을 집행하는 첫해라고 했습니다.
지난 9월 5일 아침, 양수남 이웃사랑봉사단장으로부터 노원구 「탄소중립 선언대회」 말씀을 듣고 그동안 우리가 실천해 온 탄소중립을 돌아보았습니다. 라면상자로 ‘음식 남기지 않기-남은 음식 포장하기’와 ‘덜 소비-아나바다’라는 푯말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네팔의 히말라야 빙하 붕괴사태로 1000여명이 사망하고 실종자가 수천에 이른다는 기후재앙에 가려져 내 구호는 아주 초라한 것이 되지나 않을까 싶었습니다.
26 탄소중립 선언대회가 진행되는 롯데백화점 사거리는 기념사진을 찍고 홍보물을 나눠주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동안 참여 단체가 40여개로 늘어나고 의제도 확대 강화되었습니다. ▶청소년과 미래세대의 참여 ▶폭염 속 노동자의 멈출 권리 ▶도시형 태양광 지원 ▶다회용기 사용 및 친환경 매장 확대 ▶탄소중립 선거 문화 ▶주민참여 탄소중립 선도도시 완성 등입니다. 멋진 배너와 커다란 현수막이 나부끼지만, 나처럼 종이상자에 쓴 작은 푯말을 들고 있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구호의 내용도 다르지 않습니다. “덜 쓰고 다시 쓰고 탄소 줄이기” “줄여봐!” “음식물 쓰레기 퇴비자원 활용” “열 사람이 줍기보다 한 사람이 안 버리기” “디지털 ON, 탄소 DOWN” 전동휠체어를 탄 동료와 같이 온 강미경 구의원도 라면 상자에 쓴 구호를 들고 있었습니다. 다들 생활 속에서 탄소중립을 잘 실천하고 있었구나! 정말 반갑고 뿌듯했습니다. 내가 만든 푯말도 같이 들어달라고 하고 우리는 웃으면서 힘차게 구호를 외쳤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것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몇 년째 계속되는 러-우 전쟁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략과 이란 폭격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습니다. 뜨거워진 지구는 대규모 지진과 화산을 토해내고, 네팔에서는 빙하가 붕괴되어 지구적 재앙이 벌어졌습니다. 폭염의 여름과 혹한의 겨울, 그리고 대규모 산불과 해양 오염으로 인류는 위태롭습니다. 지구를 파괴해 온 우리의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기후위기를 염려하면서도 성장과 개발로만 치닫고, 끝나지 않는 전쟁과 파괴를 생각해보면 우리의 작은 노력들이 얼마나 효력이 있을까? 의문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것들이 소중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하루였습니다. 나 혼자인 줄 알았는데 다른 이들도 그렇게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늘어난 기후환경단체들과 많은 이들을 보면서 탄소중립의 든든한 밑거름을 확인한 하루였습니다. 집에 돌아와 동네 사람들과 삿갓봉 공원을 청소하면서 탄소중립을 이야기합니다. “나는 벌써부터 하고 있구만!” “나처럼만 하라고 해!” 동네사람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삿갓봉공원이 우리 동네 탄소중립 거점이 되어갑니다.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