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이야기
경남 남해군 무박 여행
전통시대의 다랭이논과 죽방렴 멸치
남해군은 경상남도 남서부에 있다. 모두 섬으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주요 섬은 남해도와 창선도이다. 유자와 마늘, 시금치, 죽방멸치로 유명하다. 남해는 비가 많은데, 겨울에는 눈이 거의 안 온다. 임야면적이 68%로 국내 섬 중 산의 비율이 가장 높다. 그래서 계단식 밭과 논을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특색이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수산자원이 풍부하다. 대다수의 섬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일부로, 해안선이 복잡하고 남해와 어우러져 경치가 좋다. 관광지로는 독일마을, 원예 예술촌, 다랭이논 마을, 보리암, 보물섬전망대 등이 있다.
이번 여정은 다랭이논-상주은모래비치-보리암-죽방렴관람대-독일마을이다. 거리가 멀어 무박을 계획하였다. 금요일 오후 10시 30분 노원을 출발하여 태릉, 양재역에서 회원들을 태우고 깜깜한 밤을 달렸다. 창밖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한밤중이라 도로에 차가 없어 막힘없이 내달렸다. 새벽 3시 30분 ‘24시간 영업하는 식당’을 찾아 식사하였다.
다시 차에 올라 다랭이마을(가천마을)로 향했다. 다랭이논은 급경사 산비탈을 석축으로 쌓아 만든 전통 농업경관이다. 마을에 도착하자 다행히 비는 멈추었으나 일출을 보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마을 한 가운데로 내려갔다. 좁고 긴 논들이 비탈진 땅에 계단처럼 이어져 있다. 작은 계곡에는 물이 제법 흘러 농사짓는 데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았다. 마을에는 민박, 카페, 맛집, 막걸리 등 알리는 간판들이 보였다. 좀 더 내려가니 암수바위가 나타났다. 바위가 성기와 만삭의 모습을 하고 있어 신기하였다.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이 숫바위에서 기도를 드리면 득남한다고 한다.
상주은모래비치로 발길을 옮겼다. 상주은모래비치는 은빛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넓은 백사장과 울창한 송림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다. 송림과 탁 트인 바다가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잔잔한 파도가 밀려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는 모습은 정겨웠다. 해변을 거닐며 마음의 평온을 느끼고 힐링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전국 3대 관세음보살 성지, 보리암으로 출발하였다. 보리암은 산정상부에 있어 버스에서 내려 작은 셔틀버스로 갈아탔다. 보리암으로 들어서니 짙은 운무가 끼어 전경을 볼 수 없었다. 보리암에서 내려다보는 남해바다 풍경은 천하제일이고 일출 광경으로도 유명하다. 산비탈에 있는 사찰이라 오르락내리락하기를 반복하였다.
아쉬운 마음속에 보리암을 뒤로하고, 죽방렴관람대로 향했다. 죽방렴은 V자 형태의 참나무로 기둥을 박고 대나무 발을 설치해 잡는 전통어로방식이다. 죽방렴 멸치는 최상급 멸치로 인정받는다. 가까이 관찰할 수 있게 다리를 설치하여 좋았다. 물살이 매우 빨랐고 좁은 통 안으로 들어온 물고기들이 보였다.
남해 향토음식을 맛보기 위해 멸치쌈밥집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내입에는 멸치에서 비린내가 나서 좀 부담되었다. 한 회원이 말하기를 냉동 멸치를 사용하면 비린 맛이 난다고 하였다. 부산에서 돼지국밥을 먹는데 돼지냄새가 심했던 생각이 떠올랐다. 이것은 지역 향토음식 특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물건리 방조어부림이다. 방조어부림은 농지와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17세기 인공적으로 만든 숲이다. 아름드리나무 숲 사이를 거니니 청량감이 밀려왔다.
마지막 여정지는 독일마을이다. 과거 독일로 파견되었던 광부와 간호사들이 귀국 후 정착하며 형성된 독특한 테마 마을이다. 지붕 색이 모두 붉은색이고 전체가 잘 꾸며져 있어 시간보내기 좋았다.
김재창 ☎010-2070-8405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