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지능 청소년들의 자립
바리스타 지격증 따고 사회적협동조합 준비
저는 오랫동안 청소년들을 위한 모임을 만들어 함께 했으며 최근 5년은 경계선 지능 청소년들을 만나며 상담과 교육을 해왔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성실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마땅한 일자리와 자립의 기회를 찾지 못하는 현실을 가까이에서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실제로 일하며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나금융복지재단의 지원으로 커피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했고, 참여한 11명의 학생들이 필기와 실기시험에 모두 합격하여 7월 6일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학원을 오가는 길거리에서, 버스에서도 시험문제를 풀며 몰두했던 결과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자격증을 받아 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능력이 아니라 기회'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경계선 지능 청소년과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협동조합은 단순한 카페 운영이 목적이 아니라, 직업훈련과 일자리, 지역사회 참여를 통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공간이 되고자 합니다.
하지만 협동조합 설립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설립 요건을 준비하고, 함께할 발기인과 학부모를 설득하며, 행정 절차를 하나하나 배우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하면서 순수한 마음이 사람들에게 상처받을까 봐 걱정했습니다. 누군가는 저에게 목적이 무엇인지, 무엇을 믿고 함께할 수 있느냐고 묻기도 하였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돕던 학생을 위해 법정에서 증언해야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수술을 받은 직후고 고개를 들면 안 되는 수술이라 법원에서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저는 법정에 갔습니다. 혹시라도 그 학생이 '어른들은 결국 모두 나를 외면하는구나.' 생각할까봐 그 자리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저를 믿어 달라고 말하기보다, 지금까지 걸어온 시간과 앞으로의 행동으로 신뢰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동안 함께한 학생들은 바리스타 실기 자격증뿐 아니라 라떼아트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저는 그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고 함께 걸어왔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한 것에 안주하지 않고 매주 월요일마다 창동순복음교회 카페에서 방과 후 연습하고 있고, 9월부터는 토요일에 파란동그라미 카페와 공릉행복발전소에서 인턴으로 포스기 사용, 고객응대 실습할 예정입니다. 한 친구는 아동복지관 향기나무카페에서 지난 5월부터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거창한 성공을 꿈꾸지 않습니다. 경계선 지능 청소년과 청년들이 '나도 일할 수 있다, 나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이 작은 시작이 우리 지역에서 장애와 경계선 지능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더 많은 청년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
행복들고나 조영숙 사회복지사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