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이야기
홍천 수타사와 인제 자작나무 숲
강원도 산간의 냉량한 풍경
한여름의 무더위를 피하고 힐링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강원도 홍천의 수타사 산소길과 인제 자작나무숲.
홍천은 강원특별자치도의 군 중에서 가장 인구가 많으며, 시인 삼척시, 태백시보다도 많다. 특산물로는 쌀, 한우, 찰옥수수, 6년근 인삼, 잣 등이 있다. 인제는 산지가 많아 등산코스, 자연휴양림, 자연탐방로 등이 각지에 있다. 관광지로는 설악산, 원대리 자작나무숲, 대암산 용늪, 점봉산 곰배령, 방태산, 아침가리골 등이 있다.
일요일 아침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렸다. 막힘없이 수타사에 도착하였다. 수타사는 공작이 날개를 펼친 모습과 같다는 공작산 자락에 자리한 천년 고찰이다. 수려한 산세와 울창한 산림이 눈길을 끌었다. 고요한 숲길을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아름드리 소나무에 V자 모양의 깊게 파인 상처가 있는데, 일제강점기 송진 채취로 인한 것이다.
다래 덩굴로 만든 터널이 운치를 더했다. 초록빛 다래 열매가 송이송이 매달려 있어 신기하였다. 다래는 우리나라 전역에, 특히 강원도 산간과 계곡 주변에서 자생한다. 다래의 제철은 9월에서 10월이다.
수타사 경내에 들어서자 고즈넉한 분위기에 매료되었다. 웅장하고 화려하기보다 아담한 모습으로 주변 자연과 잘 어우러졌다. 수타사는 월인석보, 소조사천왕상, 동종, 대적광전 등 4점의 보물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목판본 책인 월인석보 권17~18을 보고 싶었으나 아직 박물관이 문을 열지 않았다. 대적광전의 지붕 용마루에는 ‘청기와 두장’이 있는데, 조선시대 청기와는 궁궐의 전유물이었다.
사찰 바로 앞 공원은 ‘공작산 수타사 생태숲’으로, 조경을 잘하여 아름다웠다. 연못에는 연꽃이 꽃 필 준비를 마치고 싱그럽게 자라고 있다. 수타사 산소길로 들어갔다. 산소길은 맑은 계곡 물소리, 아름다운 풍광,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는 전체 5㎞ 구간이다. 빽빽이 우거진 숲속에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상쾌해졌다. 계곡 물가로 내려가 발을 담그니 몸 전체가 시원하였다.
주차장에 내려오니 산악회에서 온 버스들이 자리를 꽉 채우고 있었다. 공작산은 산림청 100대 명산으로 산악인들이 많이 찾는다.
홍천 읍내에서 점심을 잘 먹고 인제 자작나무 숲으로 향했다. 불에 탈 때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하얗고 벗기면 종이처럼 벗겨지는 수피를 갖고 있다. 냉량한 기후를 좋아해 남한에서 기후 조건이 맞는 곳은 강원도밖에 없다. 인제읍 원대리가 최대 규모의 자작나무 숲이다. 1974년에서 1995년까지 41만평에 이르는 산림지대에 69만 그루의 자작나무를 심어서 조성한 숲이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향해 오르막을 올랐다. 한참을 올라가도 자작나무는 안 보이고 소나무만 보였다. 일부는 오르기를 중단하고 그늘에서 쉬고 있었다. ‘신혼부부 나무심기’ 운동으로 은행나무 등 1만 그루를 심었다는 안내판이 보였다. 자작나무숲은 주차장에서 3.2km 떨어진 산 중턱에 있으며, 걸어서 약 1시간이 소요된다. 드디어 자작나무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순백의 자작나무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었다. 동화 같은 풍경에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있었다. 한쪽에는 몇 년 전 내린 폭설로 휘어져 있는 자작나무가 있어 안타까웠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작나무 숲을 둘러보다 아쉬운 마음으로 하산하였다.
김재창 ☎010-2070-8405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