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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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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록 시니어의 동네일기 - 동묘 풍물시장과 동관묘(

기사입력 2026-01-07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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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록 시니어의 동네일기

동묘 풍물시장과 동관묘(260103/토요일)

창동에서 20분을 기다렸다가 전철을 탔습니다. 8할이 노인들입니다. 그런데 그들 중 또 8할이 동묘에서 내렸습니다. 나도 그중의 한 명입니다.

열차가 도착할 때마다 그렇게 밀려든 인파로 풍물시장은 아침부터 북새통입니다. 발이 닳도록 드나들었던 영광서점청계천서점도 북새통입니다. 아직도 나를 기억하시는 사장님과 덕담을 하고 시장을 느리게 걸었습니다.

계속되는 한파만큼이나 풍물시장도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잘 팔릴 것 같지 않은 잡동사니와 건강식품들, 한물간 잡화들과 모조품이 분명한 문화재급 골동품들이 주인을 기다린 지 오래된 것 같습니다. 장에 나온 것들이야 언젠가는 임자를 만나겠지만 여간해서 손이 가지 않는 것은 대단한 식견이 있어서가 아니라 저마다 주머니가 빠듯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한 잔에 1000원 하는 리어카 커피와 4개에 1000원인 붕어빵입니다.

나는 그런 것도 지나치고 동묘에서 관우장군을 알현했습니다. 올 때마다 보수공사로 문이 닫혀있어서 사실은 오늘 처음으로 관우장군을 뵈었습니다. 미염공(美髥公) 관우는 가랑이까지 검은 수염을 드리우고 앉아 황금빛으로 번쩍이고 있었습니다. 크고 작은 현판의 찬사보다 더 굳세고 결연한 모습입니다. 누군가는 허리를 굽혀 합장하고, 누군가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나도 예를 표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관우장군께 무엇을 바라거나 현판의 말씀들을 잘 알아서가 아닙니다. 왠지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텃새보다 더 텃새가 된 비둘기들이 무신(武神)의 무예처럼 지붕의 잡상을 넘나드는데 동묘 밖은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나도 그 많은 이들 속에서 관우장군이 탔다는 적토마(赤免馬)의 병오년(丙午年)을 맞이합니다.

오후부터 한파가 풀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날이 풀리는 것처럼 금년도 잘 풀리면 좋겠습니다.

노원신문

106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