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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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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팅과 쇼핑-도시의 사냥꾼 - 윤영록의 동네일기

기사입력 2025-12-1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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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록 시니어의 동네일기

헌팅과 쇼핑-도시의 사냥꾼(251206)

틈틈이 마트와 시장을 구경하면서 상품 가격을 물어보는 것은 나의 오래된 취미입니다. 예쁘게 포장된 공장 제품들을 살펴보고 산지에서 올라 온 농수축산물들을 구경하는 것은 흥미진진한 시골여행입니다.

나는 시장과 마트의 가격 차이를 알아보고 산지 생산자들의 형편과 상인들의 속셈을 짚어봅니다. 같은 제품도 마트마다 값에 차이가 나는 수가 있습니다. 간혹 한눈에 쏙 들어오는 것도 있지만 그런 것들도 잘 살펴보고 나서야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그러므로 세일이라고 해서 한꺼번에 왕창 사는 일은 없습니다. 우리는 자주 나가서 조금씩 사는 편입니다. 그때그때 좋은 것을 필요한 만큼만 사도 되기 때문입니다. 상계역 앞 싸구려 집은 아침부터 줄을 서는데 나도 종종 그렇게 줄을 섭니다. 먼저 자리를 잡은 청춘청과와 뒤에 들어온 과일하모니의 경쟁이 대단합니다.
 

요즘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동네를 한 바퀴 돌아봅니다. 상계중앙시장 주상복합 상가에 있는 구세군 매장은 주말에 아내랑 발품을 팔기 딱 좋은 곳입니다. 기증받은 물건을 파는데 가방, 배낭, 의류, 신발, 식품, 모자, 유아용품, 주방용품들이 매장에 빼꼭합니다. 만만치 않은 수준입니다. 우리는 골라보고 신어 보는 재미에 푹 빠져듭니다. 운이 좋은 날은 메이커 제품을 정말 싸게 살 수도 있습니다. 한 번은 5천원짜리 바지를 3개나 샀는데 수선 비용이 더 들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독일제 신발을 2만원에 득템한 적도 있습니다. 추위가 오기 전에 따뜻한 털모자를 하나 더 사면 좋겠습니다. 10년이 다 되어가는 구세군 매장은 이제 동네 사람들뿐만 아니라 장을 보러 온 이웃 동네 사람들도 들리는 참새방앗간이 되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헌팅과 쇼핑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활과 창과 칼로 사냥을 하던 수렵의 시대처럼 21세기에도 우리는 돈이라는 무기로 남들이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들을 쇼핑합니다. 나는 수렵시대의 헌팅을 즐기는 도시의 사냥꾼입니다.

노원신문
 

 

 

103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