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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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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손주 살이 - 윤영록 시니어의 동네일기

기사입력 2025-09-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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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록 시니어의 동네일기

우리의 손주 살이(250919)

아내가 손주를 봐주러 간 4년 남짓 나는 독거노인이 되었습니다. 아들네가 맞벌이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며느리가 고마워서 나는 마땅히 그리하라고 했습니다.

아내와 떨어져 살게 된 나는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자취생활로 돌아간 것은 은밀한 즐거움이었습니다. 거실에서 작은 텐트 안에 들어가 캠핑도 즐기고, 한 잔 술에 일기도 썼습니다. 그날 사진들을 정리할 때는 전리품을 챙기는 것처럼 오졌습니다. 공원을 내려다보면서 삼양라면에 지난날의 추억들을 떠올려 봅니다. 자유롭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로구나!

그런데 1주일이 지나가자 문득 홀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홀로 사는 것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참 독특하게 사시네!”라고 여설 시인이 말했습니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 이러다가 밤새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고독사가 아닐까? 이제는 불안과 초조가 연기처럼 피어났습니다. 어떤 날은 괜한 조바심으로 술김에 잠이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하루 이틀에 끝날 것 같지 않은 이 노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참으로 막막했습니다. 아내도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손주를 돌보느라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세월이 흘러 손주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며느리가 육아휴직을 냈습니다. 아내가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정말 좋습니다. 잔소리도 좋고 라면만 끓여줘도 감지덕지입니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딸입니다. 맞벌이해야 할 판이라 손주 둘을 꼭 봐달라는 것입니다. 어찌 이리도 타이밍이 잘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내가 대구로 갈 때도 10년 넘게 모신 장모님이 자리를 비켜 주셔서 그리되었는데 이번에는 아내가 올라오자마자 딸입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서울에 있으므로 왔다 갔다 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아이 키워준 공은 없다고 하지만 자식들이 부모에게 손을 내밀 때가 좋습니다. 부모의 도움이 필요 없게 되면 흘러간 세월만큼 꼬부라져 부모는 자식들에게 짐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벌써 추석이 기다려집니다. 올 추석은 길어진 연휴만큼 손주들과 놀 날이 며칠 더 되면 좋겠습니다.

노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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