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면허시험장 장암 이전, 의정부시장 바뀌어도 성사 ‘희박’
상계동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의 의정부시 이전 계획이 완전 무산되는 분위기다. 의정부시는 22년 국민의힘 소속 김동근 시장이 협약을 백지화한 데 이어, 지난 7월 취임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원기 시장 역시 도의원 시절부터 이 사업에 반대해 온 인물이어서,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이전 성사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가 창동차량기지와 도봉면허시험장 부지를 묶어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지 5년이 지났지만, 면허시험장이 옮겨갈 자리는 현재 차량기지밖에 없다.
지난 20년 3월 서울시, 노원구, 의정부시는 ‘동반성장 및 상생발전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하고, 도봉면허시험장을 지하철 7호선 장암역 인근 의정부시 장암동 254-4번지 일원(5만 425㎡)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창동차량기지가 남양주 진접으로 옮겨가는 일정과 맞물려, 두 부지를 합쳐 대학병원과 바이오연구소가 들어서는 '바이오메디컬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21년 12월에는 협약의 후속 조치로 500억원의 상생발전기금을 지원하는 협약을 맺으며 사업이 구체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협약 체결 초기부터 의정부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셌다. 시민단체는 “명분과 실익이 없는 사업”이라며 반대했고, 지역 정치권도 여야 없이 협약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다. 22년 1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정부지역위원회 소속 시·도의원 9명이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의정부시민이 반대하는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사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명단에 당시 경기도의원이던 김원기 현 시장도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협약 백지화’를 공약한 국민의힘 김동근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됐고, 23년 6월 의정부시와 노원구는 기존 협약을 공식 해지했다.
이후 노원구는 대안부지를 모색했다. 23년 4월 공릉동 부지와 맞교환해 노원구가 소유하고 있던 장암동 381-1 일원 옛 군부대 부지(4만 8077㎡)가 새 후보지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 부지 역시 개발제한구역이어서 그린벨트 해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게다가 24년 서울시·경찰청·노원구가 이 부지를 놓고 협의에 나섰을 때, 시설 운영 주체인 경찰청이 제동을 걸었다. 해당부지가 의정부IC 남쪽에 치우쳐 있어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고, 서울 동북권에서 유일한 면허시험장을 아예 경기도 외곽으로 내보내는 셈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결국 25년 12월 서울시와 노원구는 의정부 완전 이전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보고, 창동차량기지 내부로 규모를 3분의 1가량 축소해 옮기는 방안에 무게를 싣기 시작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의정부 이전은 여러 반대에 가로막혀 추진이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완전 이전을 기대했던 인근 주민들은 “약속 파기”라며 반발하고 있어, 축소안 역시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의정부시장이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바뀐 뒤에도 기류가 달라지지 않았다. 김원기 시장은 26년 2월 출마 선언 당시 장암동 면허시험장 사업에 대해 “시민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며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취임 이후에는 반환공여지 개발과 지하철 8호선 연장 등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그의 임기 중 이 사업이 다시 추진될 유인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린벨트 해제라는 행정적 장벽, 경찰청의 부지 적합성 문제에 더해, 정당을 가리지 않는 의정부 정치권의 반대 기조까지 겹치면서 도봉면허시험장의 의정부 이전은 무산된 모양새다. 창동차량기지 안에서 몸집을 줄이는 절충안이 최종 타협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