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부터 ‘BTS 잘 모르는’ 주민까지
공릉동 화랑도서관 ‘세계문학으로 만나는 BTS’
김응교 교수와 함께 11월까지 15회 진행
BTS를 좋아하는 팬클럽 회원 ‘아미’부터 BTS를 잘 모르는 주민까지, 서로 다른 이유로 모인 사람들이 BTS의 음악과 세계문학을 함께 읽는 특별한 문학 여행이 화랑도서관(관장 김선영)에서 시작했다.
화랑도서관은 8월 14일부터 11월 12일까지 총 15회에 걸쳐 ‘BTS가 읽은 세계문학’을 주제로 강좌를 운영한다.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이자 문학평론가인 김응교 교수가 강사로 나서 BTS의 음악과 세계문학 작품을 연결해 살펴본다. 강의는 BTS와 세계문학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강좌는 11월까지 총 15회에 걸쳐 진행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어슐러 K. 르 귄의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한강의 작품 등을 함께 읽으며 BTS의 〈WINGS〉, 〈봄날〉, 〈Epiphany〉, 〈Dionysus〉 등의 노래와 연결해 문학과 음악을 살펴본다. 특히 8, 9회차에는 ‘BTS와 한강 문학’을 주제로 문학기행을 진행하고, 마지막 3회는 ‘내가 읽은 BTS가 읽은 책’을 주제로 차담회를 이어간다.
첫 시간에는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참가자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며 이번 강좌를 신청하게 된 이유와 기대, 궁금한 점 등을 공유했다. 국순혜님은 “아미는 아니지만 BTS가 굉장히 유명한데 그 이유가 궁금했다. 김응교 교수의 강의라고 해서 반드시 들어야겠다고 생각해 신청했다.”고 말했다. 함순교님 역시 “전 세계 사람들이 BTS에 열광하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15회 강의를 들으며 BTS에 조금 더 다가가고 싶다.”고 기대했다.
김지은님은 딸과 함께 고양 콘서트를 다녀온 뒤 BTS의 가사를 찾아보게 됐다며 “문학에도 관심 있어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만진님은 “앞서 화랑도서관에서 열린 ‘AI와 인문학’ 강의를 들은 것을 계기로 이번 강좌를 신청했다. 책을 좋아하는 아내와 같이 들으면 좋을 것 같아서 같이 왔다. 강좌에서 다룰 책들이 분야도 다양하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책들인 것 같다. 이번 과정을 계기로 앞으로 독서 활동에 좋은 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BTS를 이번 기회를 통해 알아가고 싶다는 주민들도 있었다. 광명에서 온 고현주님은 “‘아미’라는 말도 이 자리에 와서 처음 들었다.”며 BTS 멤버들의 이름과 얼굴도 잘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알게 되면 좋아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이번 강좌를 통해 BTS와 세계문학을 알아가겠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반면 이미 BTS의 음악과 문학을 꾸준히 접해온 팬들도 함께했다. 이미옥님은 최근 부산 콘서트에도 다녀온 7년차 ‘아미’이다. “좋아하는 BTS와 좋아하는 세계문학을 함께 다루는 강연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신청했다. 혼자 읽으려 했던 책을 강연을 통해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첫 시간에는 오랜 기간 BTS를 좋아해 온 이현주님이 직접 BTS 관련 물품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현주님이 BTS의 매력에 본격적으로 빠져든 계기는 둘째 아이를 낳은 14년이었다. 산후조리원에서 의사의 권유로 마음을 달랠 음악을 찾던 중 챙겨온 BTS의 노래를 듣게 됐고, 노래를 반복해 듣다 보니 퍼포먼스 뒤에 숨겨진 가사의 깊이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후 BTS의 앨범과 광고 제품, 팬들이 직접 만들어 선물한 물품 등을 꾸준히 모아왔다.
이날 소개한 물품은 10년 이상 모아온 소장품 가운데 일부에 불과했다. 이현주님은 BTS를 좋아하면서 “건강하게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자신이 가진 열정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표현했다. 이번 강좌에 대해서는 “BTS의 가사를 다시 곱씹어 보고, 세계문학과 연결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인 것 같고 ‘아미’로서 무한한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선영 관장은 “도서관에서 새로운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번 강의로 도서관에 관심을 가지고, 도서관에서 하는 일을 의미 있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참여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마음에 잘 부응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이번 강좌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이번 강좌는 BTS를 좋아하는 사람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BTS의 음악을 통해 문학을 새롭게 바라보고, 세계문학을 통해 BTS의 가사를 다시 읽어보는 자리다. 서로 다른 관심과 배경을 가진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15차시 동안 어떤 새로운 독서와 대화가 만들어질지 주목된다.
노원신문 이주현 기자 dwg073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