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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09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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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에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화랑도서관 괴담으로 읽는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

기사입력 2026-07-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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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에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괴담으로 읽는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

서울과기대의 미래 이후 연구소와 화랑도서관이 함께하는 공릉인문학 'AI와 인문학' 시리즈의 세 번째 강연이 72일에 진행됐다. 강연은 구비문학을 전공한 서울과기대 문예창작학과 이소윤 교수가 '괴담도 진화한다 : AI시대의 공포, 소문, 새로운 신화들'을 주제로 기술 발전과 함께 변화하는 이야기 문화를 인문학적 시각에서 풀어냈다.

강연에서는 전통적인 구비문학과 현대 인터넷 서사의 연결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구비문학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로 변형되는 과정 자체가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이소윤 교수는 1990년대 이후 구비문학이 위기를 맞으면서 연구 현장도 크게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민요와 설화를 채록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현장에서는 드라마나 트로트 같은 대중문화 이야기를 더 많이 접하게 됐고, 이에 따라 연구 대상 역시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 생성되는 새로운 이야기까지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 사회를 대표하는 괴담 사례로 장산범, 슬렌더맨(Slenderman), 일본 아오키가하라 숲 등이 소개됐다. 이러한 괴담이 단순한 공포 이야기가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과 사회상을 반영하는 문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강연에서는 '죽은 인터넷 이론'도 함께 다뤘다.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AI가 다시 학습하는 '데이터 근친교배'가 반복되면 모델 성능이 점차 떨어지는 '모델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포크AI연구소가 24년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빠르면 26AI가 학습할 수 있는 인간 생성 인터넷 데이터가 고갈될 수 있다는 전망도 소개하며, AI시대 데이터의 질과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강연 참석자들은 구전으로 전해지던 이야기와 달리 인터넷과 AI 환경에서 생산되는 이야기들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하는지에 관심을 보였다. 이에 이소윤 교수는 "전통 구비문학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전해지며 다양한 변이가 생겼지만, 인터넷에서는 복사와 공유가 많아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대신 새로운 창작자들이 등장하면서 여러 형태의 이야기가 함께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작성한 글을 구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까지는 어느 정도 판별이 가능하다. AI는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 반복되고, 오류를 줄이기 위해 구체적인 해석보다 두루뭉술한 표현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아직은 인간이 쓴 글과 차이를 느낄 수 있지만 앞으로는 점점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치 있는 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구비문학 역시 처음에는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이야기가 당시 사회와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담고 있느냐."라고 설명했다.

이어 "슬렌더맨은 얼굴 없는 정장 차림의 존재라는 점에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차가운 단면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고, 장산범 역시 도시가 아닌 산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등장한다는 점에서 도시와 비도시의 경계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읽을 수 있다. 괴담 역시 시대를 비추는 하나의 문화 텍스트"라고 덧붙였다.

한편 AI와 인문학 시리즈는 오는 79일 오전 네 번째 강연 'AI가 글을 쓰는 시대, 우리는 왜 여전히 써야 할까'로 이어간다. 인간이 직접 쓰고 기록해야 하는 이유와 창작의 의미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살펴볼 예정이다.

노원신문 이주현 기자 dwg07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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