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신문 1130호 사설
극심한 변동성이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
통계, 숫자의 세계를 관찰하라
세계는 한국의 반도체가 없으면 인공지능 시대를 열지 못하고, 미국은 한국의 조선이 없으면 중국의 해양 진출을 막을 수가 없고, 유럽은 한국의 방산 없이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할 수 없다고 한다. 또 세계는 K-컬처의 매력에 빠져 김밥과 라면까지 한국산을 찾는다며 ‘국뽕’에 한껏 젖는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이란 전쟁으로 세계가 뜨거운데, 유럽은 폭염이 대형산불로 번져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일본은 또 지진이 나서 두려움에 떨고 있다. 6년 전 코로나 때에는 세계의 위험을 우리만 의연히 잘 관리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휴가철을 맞아 공항을 떠나고 있다.
그런데 왜 우리의 경제는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민생을 괴롭히고 있는가?
올해 1분기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한국이 2분기 중간 집계에서는 9위까지 밀려났다. 아직 일본과 영국, 캐나다 등 다수 국가의 성장률이 공개되지 않아 최종 순위는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622% 성장했다. 1분기에는 1.831%로 세계 주요국 중 1위였다가 9위까지 밀려났다. 이것은 우리 경제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2분기) 대비 3.7% 성장한 통계는 1분기의 이례적인 고도성장에 추가로 더 성장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마치 노원경찰서의 마약사범 검거 실적이 노원구의 마약문제가 심각하다는 해석처럼 어리석은 일이다. 노원경찰서는 지난해 162명을, 올해 1분기에만도 45명의 마약사범을 검거했다. 31개 경찰서 중 3위의 실적이다. 하지만 노원지역에서 노원구민을 체포한 것이 아니라 노원경찰서 소속 형사들이 그만한 실적을 쌓은 것이다. 그것을 노원구 인구 대비 비율로 환산해 종로·중구, 강남·서초에 이은 마약의 도시로 표시하는 오류도 나온다.
코스피가 7월 31일 전 거래일 대비 1001.89포인트(17.91%) 급등한 6,595.45로 마감했다. 하루에 100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올해 들어 21번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외국인이 역대 최대규모인 8조 770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는 2009년 이후 첫 상한가를 쳤고,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조 달러에 재진입했다.
지난 6월 19일 코스피 역사상 최고점인 장중 9385.59까지 기록했다가 7월 29일에는 장중 5262.77까지 떨어졌다. 극심한 변동성은 도박장의 수준이다. 주식시장 왜곡 과정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1~5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412억 8000만 달러로, 이미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연간 흑자(1230억 5000만 달러)를 5개월 만에 넘어선 상태다.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6월은 수출 1000억 달러, 흑자 400억 달러를 넘어섰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다 살기 힘들다고 하나? 부동산시장을 바로잡겠다고, 보완수사권은 없애겠다고 분란이니 국민의 삶은 잠시도 편안할 날이 없다.
우리는 뭔가에 홀린 것이 아닌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정보도 해석과정에서 왜곡되는데, 부정확한 정보는 판단 자체를 그릇되게 한다. 자신의 관점을 의심하고, 새로운 정보를 연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