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신문 1126호 사설
대단지 아파트 주거도시 노원의 필수 노동자
관리권 분쟁 상황에서도 보호되어야 한다
6월 1일 현재 노원구 인구는 48만 1589명이다. 이들은 19만 2808호의 집에서 살고 있는데, 이중 아파트가 16만 6952호, 전체 주택의 86.4%이다.
단독주택이야 내 집 안은 내가 쓸고 닦아 개성에 맞게 가꾸면 되는데, 공동주택은 전용부분 말고도 옆집과 같이 써야 하는 공용부분이 많고, 그래서 관리도 전문가에게 맡긴다. 공동주택 규모를 기준으로 환산해 보면 대략 관리사무소에 3500명 내외의 직원과 4000~5000명의 경비원, 3000여명의 미화원이 근무하고 있다. 관리소 직원은 경리와 설비, 전기, 영선 등 각자 업무가 있는데, 경비원은 분리수거, 청소 및 환경정비, 주차 관리, 택배 보관, 시설물 점검 등 업무가 참 많다.
이들은 지역사회의 안전과 일상을 지키는 필수노동자이다. 코로나팬데믹과 같은 재난이나 위기 상황에서도 도시기능을 유지하기 위하여 안전한 근무환경에서 적절한 처우를 받으며 사회적 존중을 받도록 법으로 보호 지원하고 있다. 노원구에서도 미화원 및 경비원 휴게실 마련, 경비실 에어컨 설치, 미화 및 경비노동자 건강 및 심리상담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을 해왔다.
그런데, 필수노동자인 아파트 관리인력은 아이러니하게도 고령특화 직종이다. 경험과 역량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부담이 적어 고령자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신 최저임금을 면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아파트단지 입구에는 차량 진출입 통제 시설이 설치되고, 건물 입구는 자동문이 달린다. 관리비 부담을 이유로 경비노동자를 줄이고 있다. 예전에는 관리업체의 직원으로 고용되었는데, 이것마저도 용역계약구조가 되었고, 2, 3개월 단위 초단기 계약까지 나타나 고용불안에 놓여있다. 관리소나 입주민과의 마찰이 생기면 계약연장이 어려워 계속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노령빈곤층에게는 심리적 부담도 심해진다.
월계미미삼(3930세대). 중계그린(3481세대)에 이어 규모가 큰 상계보람아파트(3315세대) 입구에서 지난 6월 22일 경비원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노조집회가 열렸다.
보람아파트는 몇 년 전부터 난방배관공사와 재건축 추진 등으로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가 갈등을 빚어왔다. 서로 현수막을 내걸고, 공고문을 붙이며 불미스러운 장면을 연출하더니 급기야 2개의 관리업체가 들어서서 계약을 두고 법정다툼을 진행하고 있다. 3, 4월에는 직원 임금이 체불되어 경비원들이 쓰레기 분리수거를 거부하겠다고 나선 일도 있었다. 그사이 이전 관리업체에 대한 부당이익 환수, 조용한 단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거도 실시되었다.
새로 선정된 관리업체는 경비 용역업체를 입찰해 선정했는데, 이 업체는 기존 44명의 경비원 중 14명을 채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하면서 경비원의 고용유지를 요구하는 노조집회가 열린 것이다. 경비원들은 입주자대표회의가 경비원의 고용승계를 확인해 놓고 이를 외면한다며 주민들에게 같이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필수 노동자는 사회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위해 꼭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이다. 재난 등 비상 상황에서도 업무를 계속 수행해야 한다. 입주자대표와 관리업체의 분쟁에 동원되어 휩쓸린다면 노동자의 노동권은 물론 입주민의 일상생활도 보장되지 않는다.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