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송 생명의숲 위원 『역사를 새긴 나무, 수행을 품은 숲』
한국 사찰의 노거수를 찾아 떠나는 인문 여행기
“세상의 변화는 늘 있었고, 인류도 적응해 왔다. 하지만 인류세에 들어 최근의 변화는 정말 예측하기 힘든 급속한 변화다. 인류사회를 이성적 판단과 차분함으로 바꿔 인류와 지구를 지켜낼 냉철한 지혜와 마음을 합하는 일이 시급하다.”
지난 20여 년 전국의 초중고를 다니며 학교숲 정원을 만들고 관찰해온 이학송 생명의숲 전문위원은 한국 사찰의 노거수를 찾아 떠나는 인문 여행기 『역사를 새긴 나무, 수행을 품은 숲』을 펴냈다. 사찰 마당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를 통해 풍경과 역사를 함께 읽어 내는 책이다. 300년 이상된 42개 사찰의 나무를 소개했다.
왕조가 바뀌고 세상이 달라지는 동안 제자리를 지킨 나무를 “수행자였고, 증인이었으며, 질문을 던지는 철학자”로 대하며, 나무 앞에서 느끼는 경외와 감사를 차분한 문장으로 전달한다.
이학송 위원은 “고성 건봉사는 금강산의 큰 사찰인데, 6·25 때 폭격으로 폐허가 되었다. 다행히 600년 이상 된 팽나무가 살아남았다. 임진왜란과 한용운 선생이 다녀간 것도 다 목격했을 것 아닌가? 유명하지 않지만 이런 역사를 가진 나무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책에 다 소개하지 못한 나무들도 다음 책에 준비되어 있다.
과학적으로 증명은 안 되었지만 가장 오래된 나무는 경북 영천 은혜사 운부암의 느티나무다. “신라 의상대사의 지팡이라고 한다. 최치원의 지팡이도 해인사에 있는데, 당시 유명 승려가 기념식수한 걸 지팡이라고 전설처럼 내려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노원환경재단 이사인 이학송 위원은 “노원구가 100만 그루 나무심기에 나서는데, 숫자에 맞춰 묘목만 심기보다는 10년 이상 남을 좋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아름다운 나무를 지정한 지자체도 많다. 대구시는 영조나무, 최재우나무처럼 역사적인 인물과 연결지어 보호한다. 중계주공 2단지에 명성황후가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있다.”며 보호수의 문화적 가치도 살필 것을 강조했다.
이학송 위원은 산림청 산림교육원에서 산림공무원을 대상으로 도시숲을 강의한다. 최근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사찰림연구소 자문위원으로 위촉되어 사찰림컨설팅센터에 참여한다. 산림 재난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사찰림의 생태적 가치를 보전하면서도 이를 대중의 휴식과 치유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모델을 확립하고 있다.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