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중 작가 『고향, 그리고 뜸부기』
동요에도 나오는 여름철새 뜸북새는 어디로 갔나?
“어릴 적 아버지는 논매러 가셨다가 접힌 벼포기 위에 있는 뜸부기알을 주워 오셔서 소죽 끓이는 솥에 삶았다. 크기는 메추리 알만한데, 약간 느끼했지만 참 맛이 좋았다. 배고픔을 달래려고 아카시아꽃도 따먹고, 찔레와 송기도 꺾어 먹던 1960년대였다.”
경북 군위군 화산마을 용암동이 고향인 김회중 작가는 “아버님 돌아가시고 난 후 한 번도 간 적이 없지만 마음은 언제나 고향으로 돌아가고팠다. 지금도 그 뜸부기들은 여름 들녘에 날아오를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 집념으로 지난 10여년간 전국을 다니며 관찰하고, 촬영한 천연기념물 제446호, 멸종위기의 뜸부기 일대기를 집필해 『고향, 그리고 뜸부기』를 출판했다.
뜸부기는 다리와 부리가 길고 호수나 하천 등지의 갈대숲이나 논에 살며 ‘뜸북뜸북’ 하고 우는 소리를 본떠서 이름을 지었다. 물에 살아서 물닭, 머리에 팥을 얹은 듯하여 팥닭이라고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5월에 찾아오는 여름 철새이다. 곤충류, 작은 개구리, 미꾸라지, 달팽이와 수초 씨앗, 여린 새순을 먹는 잡식이다. 6~8월에 10개 내외의 알을 낳는다. 수컷의 이마에서 머리 꼭대기까지 붉은 벼슬이 있다. 암컷과 어린 새는 전체적으로 엷은 갈색 바탕에 짙은 반점이 배열되어 있다. 접혔던 날개를 펴면 암수 모두 하얀 어깨선이 나타난다.
공직에 있었던 김회중 작가는 어릴 적부터 보았던 ‘새 눈에 그 모든 환경이 다 담겨 있다.’는 것을 느끼고, 2007년 3월 이후 휴일마다 전국으로 탐조여행을 다녔다. 올림픽이 열렸던 ‘방이동의 새들’을 사진으로 남겼다. 경희대 원병오 박사에게 자문받으며 조류를 공부했다. 국문학과 출신이 그는 학회 세미나에서 “새의 꼬리가 어디 있나? 꽁지지!”라고 지적했던 일화가 유명하다.
13년 이종우 선생이 공릉천 주변이 뜸부기를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고 알려줬다. 그해 9월 15일에 뜸부기와 첫 대면을 했지만, 구경만 하고 사진으로 담지 못했다. 그때부터 11년 동안 토요일마다 공릉천을 지켰다.
사람과 친숙한 새는 사람과 함께 역사를 만들어 간다. 봄꽃이 질 때면 찾아와서 풍년을 안겨주던 뜸부기도 농촌에서 청년이 떠나면서 떠나갔다. 이젠 공릉천 송촌뜰도 왕복4차선의 수도권 외곽순환도로가 건설되면서 공존을 묻어버렸다.
21년 가을부터 도서관과 박물관에서 뜸부기에 관한 자료를 찾아 베끼고, 복사해 와 번역했다. 인터넷을 뒤져 뜸부기(watercock)란 단어가 나오는 책은 영인본이든, 복사본이든 사 모았다. 벼슬을 하다 낙향한 선비의 문집에 나오는 뜸부기(계칙鸂鷘)를 찾아 헌책방을 뒤졌고, 대학의 학술연구 논문도 찾았다.
그 집념으로 출판한 『고향, 그리고 뜸부기』는 한 종류의 새에 대해 생태는 물론 풍부한 도판과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소상히 알려주는 귀한 책이 되었다.
공직에서 퇴직하고 10년째인 김회중 작가는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 교육관을 만들고, 후학들이 공부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싶다.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