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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로 세상을 씻어 내는 지혜

봄바람 살랑이는 중랑천

기사입력 2026-03-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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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 1115호 사설

봄바람 살랑이는 중랑천

깨끗한 물로 세상을 씻어 내는 지혜

햇살 따뜻한 중랑천에 봄바람이 살랑인다. 이런 날에는 자전거 타고 중랑천을 달린다. 올라가면 소요산, 내려가면 한강과 만난다. 아이들의 비틀거리는 자전거도 사랑스럽고, 나란히 걷는 노부부의 발걸음도 다정하다. 배드민턴 치는 연인들 웃음소리와 함께 갓 배운 아저씨의 색소폰 연주도 신난다.

매화가 활짝 핀 아래에는 노란 꽃다지와 하얀 별꽃, 연보라 봄까치꽃도 같이 봄맞이가 한창이다. 물새들도 해바라기하느라 하얀 앞가슴을 일제히 내밀고, 둔덕 풀섶에는 비둘기들 떼를 이뤄 잘 여문 풀씨로 배를 채운다. 강에는 여러 표정이 펼쳐져 참 좋다.

물은 사철 의연한 듯 잔잔하지만 한때도 멈춘 적이 없다. 그것이 본성에 충실하려는 자존심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智者樂水 仁者樂山).’고 했다. 지혜는 한 가지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해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행동한다. 막힘없는 물처럼 사리를 통달해야 한다. 어진 마음은 도의를 따르며 한결같이 중후하여 오래도록 믿고 의지할 만하다. 안회의 지혜로운 자는 자신을 알고, 어진 자는 자신을 사랑한다(知者知人 仁者愛人).”는 대답이 훌륭하다.

사람의 품격은 늘 한결같은 마음(恒心 항심), 바르고 올곧은 마음(正心 정심), 늘 고요하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恒靜心 항정심)에 있다. 한결같은 사람을 칭송한다. 세상에 나아가 더 크고 넓어져도 본성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3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올해의 주제는 물과 젠더(Water and Gender, 물이 흐르는 곳에 평등이 자란다),’이다 우리나라의 주제는 모두를 이롭게 생명을 품는 생명의 물이다. 고갈되는 수자원도 당연히 보호해야 하지만 거칠어지는 물을 관리하는 것 또한 인류의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전 세계 자연재해의 90%는 물과 관련이 있다. 식량과 질병 또한 물의 영향이다. 중동의 석유 전쟁이 뜨거워지자 담수화 급수시설을 공격한다. 이는 문명 파괴를 넘어 생존의 위기이다.

한반도는 20억년 전부터 육지였다. 석유는 없어도 대신 단단한 화강암 지질이라 물이 맑다. 가뭄에도 옹달샘이 솟고, 끓이지 않아도 배탈이 없다. 석유 없이도 물로 만족할는지는 모르겠지만 비단으로 수를 놓은 아름다운 강과 산(錦繡江山)이 있는 우리나라를 한때 물 부족 국가라고 했다.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에 깃들어 땅을 일구며 살기에는 소출이 적었기에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끌어모아 산업화했다. 그 덕분에 먹고 살 만해졌지만, 사람은 고달팠고 자연은 파헤쳐졌다. 물은 마구 써댄 만큼 많이 더러워졌다. 씻어 낸 미세 플라스틱이 강을 통해 우리 몸에 쌓인다.

시중에 나가면 모두 개발을 외치고, 앞에 나서는 사람조차 개발을 공약으로 외치고 있다. 하지만 물을 좋아하는 지혜로운 자는 깨끗한 물로 우리를 정화할 것이다. 예로부터 물을 다스리는 자가 세상을 다스린다. 땅을 기름지게 해 만물을 먹이고, 문화를 꽃피운다.

Keep on shining make it brighter than a spotlight(스포트라이트보다 더 밝게 빛나세요) - “Dream glow” B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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