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록 시니어의 동네일기
시니어 해바라기(251020)
중계주공2단지 관리사무실 벽에 바짝 붙어서 잘 자란 해바라기가 있습니다. 저는 1년 내내 그 꽃을 지켜봤습니다. 일부러 심은 것도 아니어서 어둠 속에서 싹이 틀 때는 아무도 몰랐답니다. 뽀드득뽀드득 잎이 날 때도 알아채지 못했지요. 일찌감치 노랗게 꽃잎이 돋을 무렵에야 나는 꽃의 정체를 알게 되었어요.
누구의 관심이 없어도 꽃으로 피어올랐습니다. 건물 외벽 타일이 떨어져 나가는 지난여름의 폭염과 폭풍우에도 꽃은 제 무게에 무게를 더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숙인 머리에 쏟아지는 햇살이 따갑습니다. 가벼운 바람도 길어진 그림자만큼이나 무거운 계절입니다.
그런데 굽어진 고개가 향하는 곳은 싹이 텄던 발아래 그 땅!
그 모습이 우리 시니어들의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가을에는 누군가의 손을 타기 전에 내년의 씨앗을 조금이라도 받아둬야겠어요.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