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노원구에서
뇌병변중복장애인·발달장애인 웨딩화보 촬영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날’사진전도 기획
“뇌병변중복장애인 및 발달장애인들에게 결혼이란 애초에 접고 살아야 하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최고로 아름답고 멋진 사진을 남겨주고 싶다는 부모들의 마음이 모여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노원지회 유수현 회장
지난 9월 23일 테라리움서울 웨딩홀에서는 뇌병변장애인들과 발달장애인 30명의 웨딩화보 촬영이 진행됐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지부장 김남연)가 주관한 이 사업명은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날’. 테라리움서울(대표 최병철)의 대관, 광운대학교 돌봄팀의 재능기부, 노원구미용협회(회장 이종원) 회원들의 의상, 메이크업, 헤어 관련 봉사로 진행됐다. 노원구청 장애인복지과에서도 응원을 나왔다.
장애인들의 설렘과 감동은 차분한 분위기로 연출됐다. 최송화(29세)님은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다. 화장도 처음 해봤고, 처음 입어본 드레스가 딱 맞아서 좋았다. 이런 거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함형찬(24세)님은 “결혼을 체험해 본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뇌병변중복장애인 백명진님은 인공호흡기와 콧줄을 빼고 생애 처음으로 가족사진을 촬영했다. 큰아들 결혼식 때도 함께 사진을 찍지 못해 마음 아파하던 백명진님의 어머니도 매우 행복해했다.
부모들도 정장을 입고 같이 사진을 찍었다. 함형찬님의 어머니 전경미 고문은 “산만한 친구들도 얌전하고 다소곳하게 옷에 맞게 행동하는 걸 보고 놀랐다. 발달장애 친구들은 결혼 확률이 1%도 안 된다. 웨딩사진을 찍으니 아들이기 이전에 멋진 청년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봉사자들도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광운대 강나연 학생은 “인상 깊었다. 떨림과 설렘이 표정과 행동에서 잘 드러나고 그 마음이 전해져서 좋았다.”고 말했고, 광운대 황민규 학생은 “의미 깊은 행사였다. 다음에 또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극단 스케치의 송정현 배우는“사전 피팅 때 어머님들이 사이즈를 골라주셔서 수월했다.”고 말했다. 노원구미용협회 이종원 회장은“장애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에 저희도 큰 행복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드레스, 메이크업을 총괄한 노원구미용협회 이지은 회원의 노고도 컸다.
최윤희 광운대 교육대학원장은 “광운대가 서울 라이즈사업을 하게 됐는데, 돌봄사업을 프로젝트로 맡았다. 오늘 집중돌봄 책임교수인 사회복지학과 김고은 교수님이 아침부터 오셔서 지원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행사는 장애인이 느끼는 자존감과 행복을 자극하는 데 의미가 크다. 자녀가 어릴 때는 빨리 고치고 싶은 마음에 바쁘셨다면 이제는 인생의 작은 행복을 찾자는 방향으로 편안해진 것 같아 좋아 보였다. 10월말 예정인 웨딩화보 전시회를 저희 학교에서 주관할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수현 노원지회 회장은 “심한 장애 당사자들은 결혼식장에 가볼 기회조차 없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테라리움 최병철 대표님이 대관해주신다고 해서 행사를 기획했다. 이를 계기로 서울지부 김남연 지부장님이 서울시 공모사업에 신청, 선정되어 청년 장애인과 가족에게 선물 같은 큰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동안 꿈꾸지 못했던, 영원히 기억될 이름다운 사진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남겼다.
김남연 서울지부장은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날 지속적인 사업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병철 테라리움서울 대표는 “의미 있는 일을 하신다기에 동참했다. 앞으로도 좋은 일에 많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