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 이야기
전북 무주 힐링 여행
구천동 나제통문과 적상산 머루와인동굴
무더위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시원한 곳을 찾다 보니 무주구천동 계곡이 생각났다. 구천동계곡은 덕유산 북쪽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9000번을 돌아 흐른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물이 차갑기로 유명하다. 구천동계곡은 석굴문인 나제통문에서 덕유산 상봉에 이르는 25km의 계곡이다. 덕유산(德裕山)의 주봉은 상봉(1614m, 일명 향적봉)이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다음으로 네 번째 높은 산이지만 곤돌라를 이용하면 해발 1520m 설천봉까지 쉽게 오를 수 있다.
일정은 나제통문-덕유산리조트-구천동계곡-구천동어사길-식사-머루와인동굴-적상호-적상전망대이다. 비 예보가 있었지만 출발할 때는 날씨가 좋아 다행이었다.
첫 번째 목적지 구천동 제1경인 나제통문(羅濟通門)은 과거 신라와 백제 양국의 경계였다고 한다. 신라와 백제의 국경을 잇던 역사적인 굴은 아니고 일제강점기 1925년 무주의 금광개발을 위해 만든 인공터널이다. 콘크리트가 아니고 자연 암반을 굴착한 석굴 그대로라 운치가 있었다. 앞에는 계곡물이 흐르고 팔각정이 세워져 있어 평온하고 아름다운 풍광을 이루고 있었다.
다음으로 향한 덕유산리조트 인근에는 스키 관련 상가들이 즐비하였다. 겨울에만 오는 곳인 줄 알았는데 많은 차들이 눈에 띄었다. 풍경은 마치 유럽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곤도라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고, 들판에는 온통 노랗게 물들인 꽃이 뒤덮고 있었다.
구천동계곡은 아름다운 33경의 명소들이 계곡을 따라 자리 잡고 있다. '구천동어사길'은 16경 인월담에서 32경 백련사까지 5km 구간을 말한다. 어사 박문수가 무주구천동을 찾아 어려운 민심을 헤아렸다는 설화가 전해온다. 입구에 무주구천동이라 적힌 커다란 비석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더워서 어사길까지 걸어가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 곧바로 계곡으로 내려갔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시원함이 온몸에 전해졌다. 회원들은 아이처럼 동심으로 돌아가 서로 물을 뿌리며 장난을 쳤다. 한 회원이 복숭아를 돌렸는데 자연 속에서 먹는 맛은 꿀맛이었다.
무주 시내에서 배를 든든히 채우고 적상산(赤裳山, 1029m) 산자락에 있는 무주머루와인동굴로 향했다. 무주머루와인동굴은 무주 양수발전소 건설 시 굴착 작업용 터널로 사용하던 곳이다. 동굴로 들어가니 찬 기운이 온몸에 퍼졌다. 내부는 동화 속 마을처럼 예쁘게 꾸며놓아 방문객들은 마냥 즐거워했다.
와인을 시음하는 곳에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와인 3잔을 받아 마셨는데 다 맛이 달랐다. 무주에는 머루와인 업체가 5곳이 있다. 동굴 끝에서는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와인 족욕을 하는데, 여행자들에게 인기였다.
동굴을 나와 굽이굽이 적상산 산길을 올랐다. 터널을 지나자 적상호 호수가 나왔다. 높은 산 위에 호수가 있는 것이 이채롭다. 양수식 발전의 상부저수지이다. 상부저수지의 물을 하부저수지(무주호)로 떨어뜨려 발전하는 것이다.
다시 산을 오르는데 적상산 사고(史庫) 안내판이 보였으나 그냥 지나쳤다. 사고는 고려 말기부터 조선 후기까지 실록 따위 국가의 중요한 서적을 보관하던 서고이다.
길을 따라 계속 가니 적상전망대가 나타났다. 거대한 굴뚝처럼 생긴 전망대는 무주 양수발전소의 발전설비인 조압수조(調壓水槽)다. 발전기가 갑자기 멈췄을 때 수로 압력이 급상승하는 걸 완화해 주는 설비이다. 전망대를 빙글빙글 돌아 꼭대기에 서자 무주의 아름다운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마치 신선이 된 기분이었다.
네이버밴드 명산300도전 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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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