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 이야기
태백 고원관광
차로 올라가는 가장 높은 만항재, 함백산
올여름은 유난히 찜통더위이다. 전국에 폭염 경보·주의보가 발령될 때 유독 한 곳만 빗겨나가는 곳이 있다. 평균 해발 900m의 고지대인 강원도 태백이다. 태백은 한반도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태백산맥의 중추에 자리하고 있다. 태백시는 열대야, 에어컨, 모기가 없는 ‘3무(無) 도시’라고 홍보한다.
삼척군의 장성읍과 황지읍이 인구의 증가로 1981년 시로 승격되면서 합쳐져 태백시(太白市)가 되었다. 인구는 1987년에 12만명에 달했으나 이후 탄광업이 쇠락해 인구 유출로 현재는 약 3만 8천명이다. 과거 광산도시에서 관광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이번 여행코스는 정암사-만항재-황지연못-매봉산 바람의언덕이다. 노원역을 출발한 버스는 약 3시간 이상 달려 정암사에 도착하였다. 정암사 적멸궁은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가운데 하나다. 자장율사가 수마노탑에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후 이를 참배하려 세웠다. 국보인 수마노탑을 보기 위해 힘들게 산을 10여분 올라갔다. 고려시대에 세워진 7층 모전석탑이 장엄하게 세워져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신성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산을 내려와 적멸보궁을 찾았다. 중앙에 불상이 없고 수마노탑 모양의 그림이 있었다.
다음 장소인 만항재로 향했다. 해발 1330m로 우리나라에서 차량을 이용해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개이다. 만항재는 사계절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다. 가을이면 단풍이 물들고, 겨울이면 눈꽃이 만발한다. 봄, 여름에는 야생화가 피는 천상의 화원으로 유명하다. 만항재의 꽃은 7~8월에 절정을 이루어 이때 함백산 야생화축제가 열린다. 고지대인 만항재에 오르니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 침엽수림 아래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가 활짝 웃고 있었다. 동자꽃, 나리꽃, 둥근이질풀 등 눈길을 사로잡았다. 크고 화려한 꽃보다는 은은하고 소박한 꽃이 정겨웠다.
만항재는 운탄고도(運炭高道)에 해당한다. 과거 석탄을 싣고 달리던 차들이 오가던 폐광지역을 연결한 트레킹 길이다. 22년 개통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태백 시내에서 식사하고 시내 중심부에 있는 황지연못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연못은 상지(上池), 중지(中池), 하지(下池), 이렇게 세 곳이다. 규모가 큰 편이고 많은 물이 샘솟고 있었다. 실제 낙동강의 최장 발원지는 같은 태백시에 있는 너덜샘이다. 그러나 샘이 작고 관광자원으로 매력이 부족하여 태백시는 황지연못을 낙동강의 발원지라고 홍보한다.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고랭지 배추를 보러 매봉산 바람의언덕(1286m)으로 향했다. 다행히 시에서 무료로 운행하는 마지막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갔다. 다음부터는 택시를 타야 한다. 배추밭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장관이었다. 싱싱한 배추들이 지천으로 널려있었다. 규모가 무려 40만평에 이른다고 한다. 땅을 보니 자갈밭인데, 이런 곳에서 배추가 잘 자란다니 신기하였다. 더군다나 밭에 물 주는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호기심과 궁금증이 가득 생겼다. 초대형 풍력발전기의 날개가 돌아가는 드넓은 배추밭은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였다.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매봉산 정상(해발 1305m)에 올랐다. 주변 조망이 전혀 없어 바로 하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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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