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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6-24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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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 이진재 산책길 시

기사입력 2025-07-2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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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 시 하나16

아파트

이진재 노원문인협회 회원

 

아파트

 

청약부금 몇 해 만에

겨우 분양받은 임대아파트

 

이사하던 날

큰애 친구들 몰려와

크고 작은 가구들 거뜬히 옮겨 놓았다

애들 어려서는

한 해 걸러 다녀야 하는 이사로

혼자 손에 너무 힘들었는데

 

마침내 우리도

도시 개발 아파트에 살게 된 것이다

 

밤이면

칸칸이 누워 잠드는 것이

마치 납골당 연상시키지만

 

그래도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니

하늘 사다리 같고 편해서 좋다

 

쥐들이 난리치던 이층 다락방에서

아파트로 이사 오던 첫날 밤

엄마, 우리 이젠 이사 안 다녀도 돼?“

이게 정말 우리 집이면 좋겠다.”

두 아이, 기쁨과 아쉬움 내뱉는다.

 

-시집 엄마의 세월

 

‘1992. 1. 중계동 이사 오던 날이라는 추기가 달린 시다. 33년 전의 기록이다.

이진재 시인은 한국일보사 기자와 중학교 역사 교사를 역임하면서 해외 어학연수도 다녀온 깨인 분이다. 그런 분도 홀몸으로 두 아들을 키우며 집을 장만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청약통장으로 서울도시개발공사가 지은 시영아파트, 그중 임대아파트를 '겨우분양받아 중계동으로 이사했다.

화자가 곧 시인이라고 느껴질 만큼 노원 이주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1986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 공화국 노원에서 이진재 시인처럼 입주하는 날을 문자 기록으로 남긴 분은 몇이나 될까? 그래서 이 시는 '기록시'로서의 가치가 크다.

큰아들 친구들이 이삿짐을 옮겨주는 풍경이 정겹고, 아파트가 '납골당' 같기도 하고 '하늘사다리' 같기도 하다는 비유와 두 이미지의 대응도 재미있다. 가르침의 연륜이 깊듯, 시인이 시를 이해하기 편하게 써서 독자와의 거리도 아파트에서 보이는 하늘만큼 가깝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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