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선 상계3·4동 주민자치회장
토박이의 이웃사랑으로 ‘선한 영향력’발휘
‘재개발 앞둔 산동네 비탈길, 눈비 오면 어르신 불편’
“마을 일 하는 게 집안 내력인가 봐요.”
주민자치회 1기부터 참여해 총회준비위원장, 분과위원장을 거쳐 지난 3월 상계3·4동 주민자치회장으로 선출된 정원선 회장은 상계동 토박이다. 부친은 수락산, 불암산 자락에 철거민 산동네가 형성되던 때 들어와 정착하면서 방범대장을 지냈다. 통장도 하고 주민들의 신임을 얻어 대통령을 뽑는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되어 활동하다 돌아가셨다. 그런 아버지를 보며 자란 덕분에 나이 들면서 자연스레 마을 일에 나서게 되었다.
“상계4동에서 노원구의원을 지낸 최원환, 이영섭 의원이 아버님의 후배신데, 그분들이 어린 저를 도와주셨다.”
정원선 회장은 10년 전부터 청소년선도위원도 맡고, 체육회도 하면서 주민자치회도 초기부터 참여했다.
“상계3·4동은 오래된 동네이고, 아직 개발되지 않아 이웃이 오래된 학교 선후배인 경우가 많다. 끈끈한 정이 넘친다. 퇴근해서 동네에 돌아오면 선술집에 있던 친구들이 한잔하라고 붙잡아 곧장 집에 가지를 못했다. 잘사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어렵고 힘든 일 있으면 다 같이 서로 돕는다. 그렇게 어울려 이웃을 돕는 일을 하다 보니까 주민자치회장까지 맡게 되었다.”
정원선 회장은 역할을 맡을수록 이웃을 돕는 힘도 더 커진다며 맡기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21년에는 주민소통 공간인 ‘도암어울마루’가 만들어지자 주민자치위원으로서 운영위원회를 맡아 현재의 김화식 위원장, 김영호 노원자활센터장과 함께 6개월을 출근하다시피 해서 기반을 닦았다. 당시 도담어울마루에서 어르신들께 국수 대접을 한다니까 이웃의 선후배가 찬조도 하고, 협찬도 하고, 가게를 접고 일손을 도와 무려 500분을 모실 수 있었다.
지난해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마음에 고민이 많을 때 군대에 복무하던 아들이 “아빠는 선한 영향력의 상계동 전설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용기를 주어 주민자치회장에 출마하게 된 것이다.
“동네 토박이니까 열심히 일했고, 그만큼 자부심도 있다. 그동안 활동으로 자식에게 인정받으니까 기쁘고, 또 그 말을 지켜주고 싶다. 자리를 욕심내는 게 아니라 동네 사람들과 호흡하며 선한 영향력으로 이웃을 돕고 싶다.”
재개발을 앞두고 있는 상계3·4동은 수락산과 불암산 자락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별빛마을, 양지마을, 희망촌 등 오래된 무허가촌에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살고 계신다. 거동이 불편해 마을 아래로 내려오기도 힘들다. 구청과 협조해서 고바위길에 계단을 만들고, 넘어지지 않도록 난간도 만들었다.
“지붕에 천막 씌운 집들은 비가 새니까 해마다 연락하시는 댁은 선후배 불러서 수리해 드린다. 특히 혼자 사시는 댁은 전기, 설비, 배관이 고장 나면 수리해 드린다. 공구만 있으면 웬만한 것은 다 할 줄 안다.”안타까운 것은 없이 사는 분들이지만 수급자 조건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복지관이나 향사랑봉사단에 부탁해 쌀이며 생필품을 얻어 전달하는 것도 정원선 회장의 역할이다.
“주민자치회에 사업예산이 있다. 그런데 우리 동네는 재개발 때문에 제한되는 것이 많다. 새로운 시설투자가 어렵다. 주민들은 개발하기 전이라도 깨끗하고 안전한 동네에서 살고 싶다. 어르신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중학생이 자전거 타고 내려오다가 전봇대를 들이받는 사고도 있었다. 언덕길의 안전시설도 보강하고 둘레길과 철쭉동산을 중심으로 환경 가꾸기도 해볼 계획이다. 주민들이 화합해 이 동네를 더 서로 즐겁고 재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이다.”
정원선 회장은 무더위 속에서도 장마철을 대비해 산동네의 담장과 축대를 살피며 동네 한바퀴에 나섰다.
노원신문 백광현 기자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