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시 하나 10
연
김봉렬(전 노원문인협회)
비설거지에
바쁜 농가의 마당
연못가의
연꽃들의 속삭임
연잎에 내리는
빗물을
되질하는 연잎들
곱게 핀
연꽃들은 말없이
이를 헤아리고 있다
-제8시집 『열애』 중에서
90대 중반 연세에 찐빵모자를 쓰고 전동스쿠터를 타고 다니던 고 김봉렬 선생님은 2015년 제7회 노원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자, 제1회 노원미술인상을 수상한 화가이기도 하셨다.
상계주공3단지 선생님 댁 거실에는 옥색 한복 차림을 한 사모님 사진과 선생님이 그린 새우 그림이 걸려 있고, 작은방 책상 위에는 선생님의 시작 노트가 쌓여있었다.
2019년 이후 요양원으로 가셨다는 소식을 끝으로 고인의 생몰연월일조차 모르고 지내다 최근 다른 시인이 건네준 시집으로 고인을 다시 뵙게 됐다. 작가를 되질하는 건 작품. 시집에는 토란잎 위 영롱한 물방울들이 하늘을 여전히 품고 있었다.
되질하다의 사전적 의미 : 곡식이나 가루 따위를 되로 되어 헤아리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