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시 하나 4
관심
조상현 (노원문인협회 이사)
꽃이 피고 지는 일은
초목들이 하는 일이고
나는 그저 즐기면 되는데
염려스러운 건
바람 때문이다
피고 지는 일에
세월이 가고
삶이 버거워 누웠다 일어나면
누웠던 시간들은 꽃들이 지고
세월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에게도
수없이 많이 피고 지는
꽃들이 있었네.
-제4시집 『팔십 고개 넘고 보니』
수락산 동막골 계곡, 연분홍잎이 떨어진다. 올려다본 곳엔 산벚나무 두 그루. 꽃이 떨어져서야 존재를 알게 되는 키 큰 나무들이다.
우리 눈엔 가까운 것보다 좀 떨어진 것이 잘 보인다. 나보다 남이 잘 보인다. 그러다 꽃 질 때,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풍매화 피는 느티나무 같은 삶에도 화양연화가 있었을까. 팔순의 시인은 "나에게도 수없이 많이 피고 지는 꽃들이 있었네."라고 한다. 시에서의 꽃은 주로 사랑을 비유한다. 시인의 추억 속 은은한 봄꽃들을 상상하면 미소가 번진다.
25년 4월 벚꽃은 피면서 지고, 찬 바람에 엔딩을 맞이한단다. 이 시대, 염려스러운 건 꽃을 쉬 지게 만드는 '바람' 만이 아니다. 꽃 피우는 일에 '관심' 없는 '나'들, '우리'를 만들지 않는 청춘들이 많다는 점이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 mhyb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