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 이야기
설악산 흘림골 단풍
기암괴석과 조화를 이룬 현란한 단풍 빛깔
단풍 명소는 내장산을 비롯해 많지만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하기 위해 설악산 흘림골 탐방을 계획하였다.
설악산(雪嶽山)은 속초시와 양양군·고성군·인제군에 걸쳐 있다. 한라산, 지리산 다음으로 세 번째로 높은 산이다. 해발 1708m의 주봉인 대청봉은 5~6개월 동안 눈에 덮여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설악산은 대부분이 바위로 등산이 매우 위험하다. 난이도는 국내산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흘림골은 남설악의 계곡으로 산이 높고 계곡이 깊어 언제나 안개가 끼고 날이 흐린 것 같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등반하려면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에서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올해는 이례적인 늦더위로 단풍도 덩달아 늦어지고 있다. 산 전체의 20%가 단풍 들면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고 표현하고, ‘절정’은 80%가 물들었을 때를 말한다.
흘림골에 단풍이 들었을까 의구심을 가지고 아침 일찍 설악산으로 출발하였다. 청정구역이라 그런지 강원도로 들어서면서 기분이 상쾌하였다. 한참을 달려 백두대간 한계령(寒溪嶺)에서 바라보는 설악의 산세는 웅장하였고 압도적이었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10여분 내려가 흘림골 입구에 도착하였다. 평일이라 그런지 등산객이 별로 없어 한가하였다. 등산코스는 흘림골탐방센터-여심폭포-등선대-등선폭포-십이폭포-용소폭포삼거리-주전골-오색약수, 산행거리는 약 7km, 소요시간 4시간이다.
예약 확인을 하고 탐방센터를 지나면서 오르막의 연속이었다. 곧바로 단풍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확실히 다른 곳의 단풍과는 차원이 달랐다. 기암괴석과 울긋불긋한 단풍이 조화를 이루어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였다. 올라갈수록 더욱더 단풍의 색깔이 현란하였다. 산을 화려하게 수놓아 인간세상이 아닌 듯하였다.
단풍의 최고 명소인 내장산 단풍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내장산 단풍이 동적이라면 설악산 단풍은 정적이었다. 올해는 가을까지 더워서 단시간 내에 단풍이 들다보니 색과 화려함이 덜하고 흐릿하다고 한다. 그러나 흘림골만큼은 예외인 것 같아 너무 좋았다. 여성의 신체 일부를 닮았다는 여심폭포가 있다는데 단풍에 홀려 찾는 것을 잊어버렸다.
1.2km를 올라 흘림골 정상인 등선대에 발을 디디니 멀리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신선이 된 기분으로 아래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무릉도원이 바로 여기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오래 머물지를 못하고 곧바로 하산하였다.
신선이 하늘로 오르기 전 몸을 깨끗이 정화했다는 등선폭포가 보였다. 이름에 비해 쏟아지는 물줄기가 미약해 안쓰러웠다.
주변 풍경에 감탄을 연발하며 걷다 보니 용소폭포 삼거리가 나타났다. 여기서부터 오색약수까지는 주전골로 불린다. 주전골은 용소폭포 입구에 있는 시루떡바위가 마치 엽전을 쌓아 놓은 것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전골은 등산로가 완만하여 걷기에 편해 많은 사람이 오간다. 기암괴석과 형형색색의 단풍이 계속 이어져 무아지경이 되었다. 선녀탕엔 선녀가 내려올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색 제2약수터 주변은 온통 붉은색이어서 신비했다. 약수를 마셔보니 보통 물과는 달랐다. 몸에 좋다고 느껴 여러 번을 떠서 마시고 힘을 냈다.
다 내려가서 작은 사찰 오색석사(성국사)에 들어가니 보물인 양양 오색리 삼층석탑이 보여 반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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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