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와 넝쿨식물을 활용한 ‘기후적응 세미나’
녹색커튼, 옥상 녹화로 도시열섬 완화
라면이 고불고불한 이유는 일렬로 연결하면 40m나 되지만 구불구불하게 만들면 봉지에 담기 쉽고 물과 양념이 잘 스며들기 때문이다. 지상에 라면 같은 생명체가 사는데 그게 바로 이끼다. 이끼에는 큐티클층이 없어 온몸으로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빨아들이기 때문에 단위 면적당 이산화탄소 흡수력이 나무보다 뛰어나다. 경기연구원의 ‘이끼를 활용한 도시 탄소중립 기여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늦은서리이끼' 1ha(만㎡)당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약 497톤으로 30년 된 소나무의 흡수량보다 4배 높다고 한다.
공간을 덜 차지하면서도 탄소흡수력이 좋은 이끼를 활용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도시열섬현상을 완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최근에 일고 있다.
지난 10월 8일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대표 이은수) 주관으로 이끼와 넝쿨식물을 활용한 기후적응 세미나가 열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와 (재)숲과나눔의 미래세대를 위한 더 나은 환경 프로젝트 ‘초록열매 3기’ 지원사업이다.
이은수 대표는 “기후변화로 추석에도 35도가 넘었다. 온도를 내릴 수 없다면 적응 방법을 찾고 확산시켜 좀더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신박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세미나를 마련했다. 이끼로 옥상과 지붕을 덮어 온도 낮춘 사례와 넝쿨식물로 건물에 녹색커튼을 덮어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 건물 온도도 낮추는 활동을 수년간 해왔다. 식물을 활용한 다양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을 알면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이끼뿐만이 아니라 넝쿨식물을 활용한 기후적응 방법을 제시했다.
김진수 (사)한국인공지반녹화협회 부회장은 ‘이끼를 이용한 인공지반 녹화’를 주제로 강연하며 “오염도가 높으면 사망률이 높아진다. 도심에서 녹화를 적용하기에 옥상만큼 적절한 공간은 없다. 이끼가 저렴하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1인당 녹지면적이 서울의 2배인 뉴욕도 옥상녹화를 의무화하고 있고, 서울의 5배인 런던도 옥상녹화와 벽면녹화 확대를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을 위한 목표로 삼았다며 독일의 시티트리(City Tree)를 소개했다. 탑처럼 세운 이끼정원이 미세먼지와 유해 가스를 흡수하는 방식이었다. “기후위기 극복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점을 강조했다.
정재효 서울시농업기술센터 기술보호과장은 ‘빗물을 활용한 녹색커튼과 옥상농원’을 주제로 발표했다. 노원구를 비롯한 공공시설의 녹색커튼 사례를 소개하고 넝쿨이 우거지면 여름철 실내온도가 외부온도보다 10도 정도 낮게 나왔고, 전력사용량도 줄었다고 성과를 소개하며 넝쿨식물 화분은 토심 50cm, 직경 60cm가 돼야 한다는 점, 5월 중순경 심어야 한다는 점 등 기르는 법도 설명했다.
김의동 노원도시농업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탄소중립 실천활동’을 주제로 “지구에 생명체가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온실가스가 절묘한 농도로 있었기 때문이다. 나사가 발표한 지구온난화 10만년 주기설은 과거에는 통했으나 지금은 안 맞는다. 온실가스 증가의 원인은 산업화로 인한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라면서 산 경사지에 물모이 설치 등 빗물자원화 실천활동과 이끼 효과로 자연을 회복하자고 말했다.
녹색커튼과 이끼정원 설치 작업을 해온 박기홍 하늘나무 대표는 ‘도시녹화(녹색커튼, 이끼) 설치 사례’를 발표했다. 노원초, 공릉청소년수련관, 성수동 살라댕탬플, 김해 한옥체험공간의 가야 정원의 설치사례를 소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질문자들은 이끼 구매방법, 이끼 생육의 애로점, 방근과 방수 문제, 이끼가 탄소흡수 후 보관하는 장소 등에 대해 물었다.
노원신문 김명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