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 이야기
양평군 지평막걸리와 용문사 은행나무 산책
더 이상 술을 만들지 못하는 상수원보호구역
양평군은 가평군, 여주시와 함께 대표적인 교외 휴양 지역이다. 원래 양근군(楊根郡)과 지평군(砥平郡)에서 한 글자씩 따와 양평(楊平)으로 통합되었다. 평지가 적고 산과 계곡이 대부분이라 겨울에 엄청 춥다.
이번 여정은 막걸리로 유명한 지평양조장과 용문사를 탐방하였다. 지평양조장은 지평면 지평리에 있다. 용문사(龍門寺)는 조선 전기의 정지국사(正智國師) 부도 및 정지국사탑비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서울에서 가까워 여유를 가지고 출발하였다. 날씨는 더웠지만 보기만 해도 시원한 강줄기를 따라 달렸다. 목적지에 다가가니 이색적인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지평양조장 건물이었다. 안내판을 보니 1925년 무렵에 세워진 이 양조장 건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 중 하나이다. 한옥 건물에 일본의 건축 기술이 더해졌고, 당시 술 공장의 기능적 특성을 건축적으로 잘 보여준다. 양조장 안쪽에 있는 우물은 술을 만드는 물로 사용하였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이 한명도 보이지 않고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뒤쪽의 현대식 건물도 폐쇄되었다. 지평막걸리가 유명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기존 시설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다. 양평에 제2공장을 지으려 했지만 상수원보호구역 등 규제가 심해 공장을 짓지 못하자 춘천과 천안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지평막걸리를 사고 싶어 근처의 마트에 들러 2병을 구입하였다. 그런데 나중에서야 ‘지평쌀막걸리’ 상호를 가진 직판장이 눈에 띄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데 도로변에 탱크가 전시되어 있었다. 알아보니 지평리는 6.25전쟁 때 대표적인 전적지였다. 지평리 전투는 미군과 프랑스 대대가 1951년 중공군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격퇴한 전투이다.
약 20분을 달려 용문사에 도착하였다. 예전에 입장료가 있었는데 무료입장이어서 반가웠다. 입구 주변은 아름답게 꾸며놓아 보기가 좋았다. 한쪽에 농업박물관이 있어 들어가 봤다. 양평은 무공해 유기농으로 친환경농업을 하는데 대표적으로 오리농법, 우렁이농법을 실시하고 있다.
사찰로 이동하는데 보물인 ‘정지국사 탑 및 비’ 이정표가 보였다. 고려 후기의 승려 지천의 사리를 모신 탑과 그의 행적과 업적을 기록한 비이다. 산속으로 한참을 올라가 확인하였더니 땀이 비 오듯 하였다.
용문사를 산 위에서 내려다보니 울창하게 우거진 숲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보물로 지정된 ‘금동 관음보살 좌상’부터 찾아 나섰다. 관음전(觀音殿)에 봉안되어 있는 불상인데 머리에 화려하게 장식된 관(보관)을 쓰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신라 금관을 연상시켰다.
드디어 용문사의 랜드마크인 은행나무를 발견하였다. 보는 순간 엄청난 규모에 압도당하였다. 나이가 약1100~1500살로 추정되며 높이 42미터, 밑둥 둘레가 14미터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이가 많고 키가 큰 은행나무이다. 이 나무는 통일신라 경순왕(재위 927∼935)의 아들인 마의태자가 나라를 잃은 설움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다가 심었다는 전설이 있다.
양평에서 유래했다는 ‘양평해장국’을 먹으러 읍내에 있는 원조집으로 갔다. 하지만 원조가 많아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양평해장국의 특징은 소의 선지와 양을 듬뿍 넣고 고춧가루 대신 고추기름으로 맛을 낸다. 여기서 양은 동물 양(羊)의 곱창이 아니라, 소의 4개 위장 중 첫 번째 부위를 말한다.
산이야기 김재창 ☎010-2070-8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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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