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구, 땅에 쓰는 시
뭇 생명과 대화하는 공간 정원
며칠 전 가을하늘보다 더 청명한 하늘이 펼쳐졌다. 보통 중국 쪽에서 미세먼지를 동반한 서풍이 불어오는 시기인데, 올해는 북쪽에서 내려온 선선하고 건조한 공기가 이를 막아주면서 공기도 깨끗했다고 한다.
이 바람을 타고 오물풍선이 내려왔는데, 며칠 만에 바람이 바뀌었는지 대북전단 풍선을 띄웠고, 보복 오물풍선이 또 내려왔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다.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남풍이 불기 시작한다. 기상청은 올여름 평년보다 기온은 더 높고, 강수량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뜨거운 바다’가 원인이다.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황이라 비의 ‘씨앗’이 되는 수증기 공급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달 중순 시작될 장마는 큰 수해가 발생한 작년보다 혹독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에서 이미 봄과 가을이 사라지고 여름이 길어지고 있다. 올여름 한반도 날씨가 동남아 아열대를 방불케 할 전망까지 나온 것이다.
한 초등학생이 경복궁 현장체험 학습을 갔다가 흙바닥에서 하늘까지 이르는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움직이는 회오리바람을 촬영해 공개했다. 더운 날씨에 흙바닥에 강한 햇볕이 내리쬐면 상승기류가 나타나고 주변 바람이 모여들어 회오리가 생긴다.
기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올해 미국은 역대 최악의 허리케인 시즌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면 태평양의 태풍은 얌전해질까?
기후 변화는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만큼 위험하고 파괴적인 현상이다. 기후 변화는 이미 이상 기온과 대기 오염 급증은 물론 가뭄, 산불, 심각한 열대성 폭풍, 장기간의 폭염, 해수면 상승, 폭우 및 홍수와 같은 극단적인 기상 관련 사건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는 자연재해는 물론 팬데믹 같은 새로운 바이러스 질병의 대확산으로 수명을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
극한적인 기후현상으로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도 줄어든다. 문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기후위기의 경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고, 탄소중립이라는 대안도 제시되었다. 결론은 소비중단의 실천이다. 고요히 내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은 공간이 필요하다.
'땅에 쓰는 시'는 조경계의 최고 영예상이라 불리는 세계조경가협회 ‘제프리 젤리코상’을 수상한 국내 1세대 조경가 정영선의 사계절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폐정수장을 다시 만진 선유도공원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폐철길을 다시 꾸민 경춘선숲길로 마무리한다. 조경과 자연과의 조화를 통한 우리 삶의 의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리나라 국토는 하나의 정원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국토가 또 있을 수가 없다. 동해, 서해, 남해가 다르고 산마다 다르고 대단히 아름답다. 우리 국토가 아름다운 하나의 정원이니까 우리 집 주변부터 잘 정리해 가면서, 잘 가꾸면서 살자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서로 외치며 만나는 곳이 광장이라면 마당은 생활하는 공간이다. 그에 비해 정원은 혼자의 공간이다. 그래야 나를 포함한 뭇 생명과 대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