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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 민주주의 선거는 경마가 아니다 - 노원신문 사설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의지, 능력 필요

기사입력 2024-04-0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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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의 민주주의 선거는 경마가 아니다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의지, 능력 필요

대의 민주주의에서는 누구나 의원이 될 수 있다. 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에 같은 사람이 없고, 각자의 요구를 다양한 목소리로 외친다. 그 시끌벅적한 목소리를 정리해서 대표하는 것이 의회의 기능이다. 그런데 대의 민주주의에서도 투표는 항상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특정 계층의 사람들이 대표자로 과도하게 많이 선출되는 것이다.

소선거구제는 하나의 선거구에서 가장 많은 선거권자의 지지를 받는 한 명만 뽑는다. 양당제에서 여당과 야당의 지지도 차이가 5% 내외라고 할지라도 전국적인 선출자의 정당 비율은 10% 이상으로 벌어질 수 있다. 이런 모순을 해소하고자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였던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꾸었다. 이마저도 위성정당이라는 기형으로 변질되고 말았으니 참담하다.

과대 대표의 문제는 계급적이기도 하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지역구 후보 평균 재산은 27억여원이다. 100억 이상도 23명이나 된다. 부자감세와 복지증대가 같은 무게로 다뤄지기 어렵다. 21대 국회에서는 법조 출신이 46명이나 되었다. 직업군으로 보면 1%도 되지 않는 법조계가 과대대표 되는 것이다. 상대방을 범죄인으로 보는 이들이 많아지면 정치는 신상털기, 흠집잡기, 도둑몰이가 된다.

비율을 맞추는 것도 문제가 있다. 도둑이 들끓는 사회라고 도둑이 의원이 되어야 하나? 도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 시민의 삶을 지키는 것인가?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것은 그것이 사회적 공공선이어야 한다. 부정과 부패, 분쟁을 일삼는 대표자는 축출해야 한다. 대표자는 전문적인 식견과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의 선거 기술자들은 당선될 줄만 알지 세상을 경영할 능력이 없어 안타깝다. 경험과 식견이 부족하니 상대방의 약점만 물고 뜯고, 말꼬리를 잡아 선거 전략으로 삼으니 세상의 의인은 모두 죽고 말았다. 그러니까 정치는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세상에는 비밀, 공짜, 정답이 없다고 한다. 그러니 나와 다른 생각일지라도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그런데도 허황한 투표조작설을 퍼뜨리는 이들이 있다.

이번 총선에는 부정선거를 우려해 수개표하기로 했다. 정보화, 전산화 시대에 밤새워 불 켜고 투표용지를 일일이 세는 풍경을 연출한다. 기초와 광역, 의원과 단체장, 비례대표까지 뽑아야 하는 지방선거에는 어떻게 될까? 선거 부정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려는 것이다.

선거는 1등으로 골인하는 말에 배팅하는 경마 도박이 아니다. 100원을 건 게임에서 졌다면 다음에는 200, 또 지면 400원 하는 식으로 두 배를 걸면 언젠가 100원을 되찾을 수 있다. 내가 이겨도 끝나지 않는 도박중독은 우리의 능력과 시간, 가능성까지 소진하게 만든다.

지금은 내 목소리를 가장 잘 대변할 후보를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해 탓하지 말고 자신이 책임지면 된다.

 

 

35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