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 이야기
고성 운봉산, 서낭바위
곧 쓰러질 듯한 위태로운 바위 위의 소나무
애초 계획한 여정지는 창원의 인성산이었으나 남부지방에 비가 집중된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이에 강원도 고성군 동해안 일부는 비 예보가 없어 운봉산과 서낭바위로 행선지를 변경하였다.
고성군은 두 개가 있다. 강원도 고성군(高城郡)은 한국 전쟁을 거치며 철원군처럼 분단되었다. 경남 고성군(固城郡)에는 상족암군립공원과 덕명리 공룡발자국, 고성공룡박물관이 있다.
출발할 때는 비가 왔으나 강원도 방향으로 가면서 비가 뜸해지기 시작하였다.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해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려 구름이 머문다는 운봉산 들머리에 도착하였다. 화산폭발로 생겨난 운봉산(雲峰山, 285m)은 주상절리가 넓게 발달하였고, 기암괴석이 곳곳에 분포해 있다. 지금은 활동을 쉬고 있는 휴화산이다. 과거에는 산 정상에 약 3m 깊이의 분화구가 있었으나 군부대가 헬기장으로 쓰기 위해 평탄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에 와서야 운봉산이 화산지형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주변은 가옥이 없고 농경지만 있어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등산코스는 용천사-말안장바위-정상-주상절리-샘터-습지-머리바위-거북바위, 거리는 약 4km,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이다. 야트막한 산이라 비교적 쉽게 올라갔다. 날은 흐렸지만 멀리 속초가 보였고, 동해가 막힘없이 시원스럽게 펼쳐졌다. 말안장과 똑같이 생긴 바위가 나타나 회원들은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겼다.
힘들이지 않고 정상에 올라섰다. 커다란 정상석이 있고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었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설악산에는 마치 만년설처럼 하얀 눈이 쌓여 있었다. 날씨가 맑았으면 숨이 막힐 정도의 압도적인 풍경을 보았을 텐데 너무 아쉬웠다.
약간의 간식을 먹고 하산하여 주상절리를 찾았다. 제주도도 아닌 생소한 곳에서 주상절리라니 의아하였다. 이정표를 따라가다가 눈앞에 거짓말처럼 주상절리가 나타났다. 그런데 기둥모양의 주상절리가 1m 안팎의 크기로 깨져 조각난 몽당연필처럼 보였다. 지금까지 봤던 주상절리와는 다른 모습에 신기하였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렸다.
샘터가 보였는데, 아들을 얻게 해달라고 정성을 들이던 곳이라 한다. 좀 더 가니 거북바위, 주먹바위, 머리바위 등 여러 모양의 암석이 널려 있었다. 사진을 남기기 위해 회원들은 위험을 마다하지 않았다.
다음 목적지로 향한 곳은 마을의 서낭당(성황당)이 있는 서낭바위이다. 송지호 해수욕장 옆 화강암 암석해안에 있는 서낭바위를 보는 순간 말문이 막혀 버렸다. 마치 대만 예류지질공원에서 본 것과 같은 모양의 바위가 위태롭게 서 있었다. 목 부분이 많이 침식되어 무너질 수 있는 생각이 들었다. 바위 위에는 작은 소나무 한 그루가 생명을 유지하고 있어 운치 있게 보였다.
주위에는 각양각색의 암석들이 눈길을 끌었다. 한쪽에는 화강암 암석 속으로 마그마가 뚫고 들어가 만들어진 독특한 경관을 볼 수 있었다. 두 암석의 차이가 만든 것이 신비롭게 보였다. 이국적인 풍경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병풍 같은 바위 앞에서는 무당들이 음식을 정성스레 차려놓고 굿을 하고 있었다.
송지호 해수욕장은 백사장이 길게 형성돼 있고 파도가 넘실대고 있었다. 백사장을 산책하며 자연의 기운을 흠뻑 느꼈다. 해수욕장 앞 바다에는 죽도(竹島)라는 바위섬이 있어 해안 경관이 수려하였다.
가까이 작은 항구인 오호항으로 발길을 돌렸다. 항구에는 작은 고깃배들이 옹기종기 모여 정겹게 보였다. 어부들이 한명도 보이질 않아 휴어기인 듯하였다. 비를 피해서 고성에 마지못해 왔는데 전화위복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이야기 김재창 ☎010-2070-8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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