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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창의 산 이야기 - 구례 화엄사 홍매화

봄맞이 꽃놀이하면서 ‘옴 마니 반메 훔’

기사입력 2024-03-2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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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선생님 김재창람 산 이야기

구례 화엄사 홍매화

봄맞이 꽃놀이하면서 옴 마니 반메 훔

봄을 맞으러 남쪽으로 떠난다. 3월 초순부터 꽃망울을 터트리는 광양 매화(섬진마을)는 꽃잎이 거의 다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좀 늦게 피는 구례 화엄사 홍매화(화엄매)를 찾아 나섰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 섬진강변 구례 방문은 항상 마음 설레게 한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구례로 들어서자 아늑한 시골 풍경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지리산이 품고 있는 구례 마을은 신선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화엄사 주차장에 도착하자 구례 화엄사 화엄매, 천연기념물 지정경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로는 순천 선암사 선암매, 강릉 오죽헌 율곡매, 구례 화엄사 들매화, 장성 백양사 고불매가 있다. 화엄사에는 국보 5점과 보물 9점을 비롯한 다수의 문화유산이 있다.

일주문에 들어서자 지리산 화엄사현판이 나의 마음을 들뜨게 하였다. 곧바로 나타난 홍매화가 나의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매화가 아니었다. 절의 중심인 대웅전으로 가는데 이상하게 옆으로 돌아서 갔다. 중심 건물이 대웅전이 아니고 옆에 있는 각황전으로 보였다. 각황전이 더 크고 웅장하여 의아하였다.

주변에 많은 국보와 보물이 있지만 상춘객들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홍매화에 모여들었다. 모두가 카메라를 들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나도 놓칠세라 끼어들어 추억을 카메라에 남겼다. 여느 매화나무와 달리 매우 크고 꽃이 매혹적이었다. 보통의 홍매화보다 색이 짙어 흑매화(黑梅花)라고도 불린다. 수령은 300년 이상 됐다고 전해진다.

한참 바라보면서 봄이 왔음을 마음껏 만끽하고 국보와 보물을 찾아 나섰다. 가운데 마당에는 두 개의 보물 석탑이 우뚝 서 있고, 보물인 대웅전, 국보인 각황전이 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각황전 앞 국보 석등은 안타깝게 기단부만 있었다. 안내판을 보니 석등 윗부분은 선조의 불교문화유산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해체하여 보존처리한다.’고 하였다.
 

언덕 위에 있는 국보 사사자 삼층석탑(四獅子 三層石塔)을 보러 계단을 힘들게 올라갔다. 특이한 형식을 갖춘 석탑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4마리 사자 가운데 비구니가 있고, 바로 앞 석등 안에는 스님이 계셨다. 처음 보는 광경에 신기하여 말문이 막혔다. 무슨 깊은 뜻이 있을 텐데 하며 궁금증을 안고 뒤돌아섰다.

경내를 돌아다니다 구층암 지나서 의상암 들매화촬영지라는 간판이 보였다. 대웅전 뒤 구층암으로 올라갔다. 인상적인 것은 요사채의 기둥이 모과나무를 다듬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여 울퉁불퉁하였다. 조금 더 가니 들매화로 알려진 매화나무가 나타났다. 자연 발아된 매화나무로 토종 매화이다. 수령 450년으로 추정하는데, 홍매화보다 일찍 천연기념물이 되었다.
 

화엄사에는 많은 암자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연기암(緣起庵)으로 이동하였다. 2km 숲길은 명상하며 걷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화엄사에서 연기암까지를 치유의 숲길로 불린다. 안내판에는 천년고찰 국내 최대 문수보살 기도 성지 연기암, 섬진강이 보이는 곳이라는 글이 보였다. 길이 좋아 금방 당도하였다. 커다란 돌부처상이 나를 맞이하는 듯하였다. 멀리 섬진강이 보이고 그 뒤로 사성암(四聖庵)을 품고 있는 오산(鰲山)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오산 정상에 서면 아름다운 구례 전경, 굽이치며 흐르는 섬진강과 넓은 평야, 웅장하게 솟은 지리산의 연봉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경내 한쪽에는 티베트불교에서 사용하는 경전이 들어있는 수행 도구인 마니차(摩尼車)가 눈에 띄었다. 세 번 돌리면 복덕을 얻고 번뇌가 끊어져 소원을 이루게 된다고 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옴 마니 반메 훔을 외치며 세 번 돌렸다.

산이야기 김재창 010-2070-8405

노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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