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6-24 12:36

  • 교육문화 > 인문학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마디북. 2023]

책을 소개합니다-노원중앙도서관 사서 정상훈

기사입력 2024-02-02 20:21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0

책을 소개합니다-노원중앙도서관 사서 정상훈

[마시지 않을 수 없는 밤이니까요. 정지아. 마디북. 2023]

 

밤이 아니어도 술꾼은 술을 마실 수 있다.

비가 와서, 눈이 와서, 친구가 와서, 맛있는 음식이 생겨서, 축구와 야구를 즐겁게 보기 위해서.....

빨치산의 딸은 바람이 좋아서, 비가 술을 불러서, 저 찬란한 태양이 술을 마시라 해서, 눈발이 휘날리는데 맨정신으로 있기 힘들어서

 

지리산에 갈 때면 추위와 더위, 고단함을 잊기 위해 소주에 비해서 양적, 질적 가성비가 뛰어난 캡틴큐를 들고 가 홀짝홀짝 마시며 산행을 했다.

빨치산의 딸은 수배 중 지리산 산장에 갈 적에 패스포트를 들고 갔다. 1994년 제대 후 다닌 공장 회식(단란주점)할 때 처음 먹어 본 그 비싼 패스포트를.

 

정지아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친구들과 매실주를 마셨고, 누군가 흘린 돈으로 남원 역전에서 막걸리도 마셨다.

돈 많은 회장님과 어울릴 적에는 맥켈란1926(13천만원~65천만원), 히비끼30(140~410만원), 로얄샬루트38(100~150만원)을 마시지만 지인들과 집에서 로얄샬루트21, 조니워커블루 등 30만원대의 위스키를 즐긴다.

 

세월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영 아닌 것 같다가 좋아지는, 그런 관계도 세상에는 있는 것이다. 위스키가 그러하듯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게 만드는 술, 그리고 사람의 온기

 

식민지 조선. 낙엽을 태우면서 갓 볶은 커피 냄새를 떠올린 이효석을 맹렬히 미워한 적 있었다. 그때는 낭만을 몰랐다.

빨치산의 딸을 미워하지 않는다. '빨치산의 딸'의 작가라고 평생 막걸리와 소주만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 소공녀의 주인공(이솜)처럼 위스키 한잔을 위해 월세방을 포기할 수도 있고, 좌파지만 강남에 살아도 되는 것처럼

 

문학박사 정지아는 애주가다. 술을 많이 마시기보다 오래 마신다. 끊이지 않는 손님과 길게 길게 마신다. 이 책은 주락이월드(20년째 술의 세계를 탐험하고 있는 주류 전문가 조승원 기자가 '술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는 유튜브 방송)가 아니라 사람 이야기. 정지아 작가와 술을 마신 사람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수많은 종류와 술과 위스키에 군침 흘리지만, 그보다 사람의 온기가 더 좋다.

나는 당신이 좋다. 좋은 사람이니까. 당신도 나도 술꾼이니까.”

노원신문

 

28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