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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서울을 걷는다] 허남설. 글항아리. 2023 불암도서관 사서 정상훈

기사입력 2024-01-06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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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소개합니다-불암도서관 사서 정상훈

[못생긴 서울을 걷는다] 허남설. 글항아리. 2023

서울의 가장자리를 긋는 불암산 능선을 따라 남쪽 끝자락으로 내려오면, 서쪽 기슭에 자리 잡은 마을이 하나 있다. 이 마을의 이름은 백사마을이다. 마을 입구 주소인 서울특별시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에서 번지수를 딴 이름이라는 말도 있고, ‘허허벌판에 세운 마을이라는 뜻에서 백사白沙(흰 모래밭)’를 붙였다는 말도 있다. 백사마을은 언제인가부터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기 시작하더니 겨울철을 앞두고 TV 뉴스에 색색의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연탄을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끄는 장면이 나오면 그 배경은 어김없이 백사마을이다.-14

201912일부터 출퇴근길. 휴무일 불암산 둘레길 산책 포함하여 300×2×5=3,000회를 지나쳤다. 백사마을이 헐리기 전 한 번이라 더 보려고 했다. 사람만 빠져나가고, 1990년대부터 개발 이야기 나온 백사마을은 그대로다. 책에는 삼거리 식당이 나온다. ‘산촌토종닭의 청국장과 김치찌개도 맛있다.

노인은 폐지를 주워서 남편의 생계까지 책임지고 있는데, 오랫동안 폐지를 거래했던 고물상이 그 동네에 있다는 것, 그것이 노인이 행당동 근방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였다. 아무래도 노인 처지에서는 안면 있는 고물상과 거래해야 안심할 수 있고, 폐지가 나오는 지역을 알고 있을 뿐 아니라, 폐지 수집 노인들끼리도 나와바리를 침범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기 때문이다.-104

주택가의 재개발은 노인뿐 아니라, 새벽일을 나가는 일용직 노동자, 싼 집. 싼 방이 필요한 시민에게도 재앙이다.

창신동에는 서민들의 집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터인 소규모 봉제공장이 빼곡하다. 인접한 동대문 일대가 패션타운이라고 불리는 의류 유통·판매의 중심지라면, 창신동은 이러한 동대문 의류업계의 하청을 담당하는 배후 생산기지라고 할 수 있다.

옷 한 벌에 퀵 15은 한동네 안에 촘촘하게 얽힌 산업 생태계를 나타내는 말이다.

하지만 과거 창신·숭인 뉴타운 계획은 이 생태계를 조금도 중요하게 다루지 않았다. 그저 새로 건물 한 채를 짓고 그 안에 다 몰아넣겠다는 계획만 나왔다. 건물 규모가 수백 개의 봉제공장을 다 수용할 정도로 충분한지 의구심을 갖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마저 재개발 사업 일정에서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봉제공장 종사자들이 재개발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재개발이 쇠퇴한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수단이 되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자생적으로 키워온 활력마저 꺼트린다면 과연 누가 그 재개발을 옹호할 수 있을까.-142~144

도심의 재개발은 산업생태계를 망치고, 노동자를 산업에서 그 산업에서 몰아내고, 집주인(지분평수가 적은)마저 내쫓는다.

반면 시행사, 시공사는 돈을 많이 벌고, 넓은 땅 주인은 새집을 얻는다. 언론사는 광고비를 받고, 정치인은 당선이 된다. 주민은 시행사의 감언이설과 광고성 기사를 잘 듣고, 꼼꼼히 보아야 한다. 정치인은 공약이라는 이름으로 애드벌룬을 그만 띄워야 한다.

그리고 시민은 410일 정치적 의사표현(투표)을 해야 한다.

노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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