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 이야기
경북 문경 도장산
설경 속의 속리산 조망 1번지
문경의 도장산(道藏山 828m)은 그동안 한 번도 들어보지도 못한 산이라 많은 호기심이 생겼다. 도장산은 블랙야크 100플러스 명산에 포함되면서 사람들이 찾아가는 산이다. 궁금증을 한가득 안고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버스가 시가지를 벗어나면서 창밖으로 농촌의 그림 같은 풍경이 스쳐 지나갔다. 몇 시간이 지나자 상주시 화북이 나타나고 속리산 문장대 입구 표지판이 보였다. 문경은 과거 석탄개발이 활발하였으나 현재는 모두 폐광되어서 인구가 급속히 감소하였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것은 '사과'와 '문경새재'이다.
약 3시간을 달려 산행 기점인 문경시 농암면 쌍용계곡에 오전 10시쯤 도착했다. 쌍용계곡은 속리산 동쪽 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이 도장산 기슭 4km 구간으로 흐르며 펼쳐지는 계곡이다. 계곡은 기암괴석과 층암절벽으로 둘러싸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마치 심산유곡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였다. 처음 보는 풍경에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이런 곳이 우리나라에도 있었나 싶었다. 계곡물은 맑고 깨끗하였고 유량도 많았다. 무더운 여름에 오면 시원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도장산 입구 안내판에는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이 저술한 택리지에 “청화산과 속리산 사이에 경치 좋고 사람 살기 그만인 복지가 있다.”는 문구가 있다고 소개했다. 예부터 평범한 곳이 아닌 듯하였다.
등산코스는 주차장~용추교~쌍용폭포~정상~헬기장~심원사~심원폭포~주차장, 거리는 9㎞, 소요시간은 5시간 30분이다. 계곡의 용추교 다리를 건너 걷다 보니 앞에 범상치 않은 커다란 바위가 가로막고 있었다. 큰 바윗덩어리에 소나무 몇 그루가 보여 신기하였다. 흙 한 줌 없는 바위틈에서 자라 생명력이 대단하였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산행에 돌입하였다. 곧바로 눈앞에 급경사가 나타나 긴장시켰다. 쌍룡폭포가 가까이 있었지만 여름이 아니라 그냥 지나쳤다. 좀 오르니 주변으로 하얀 설경이 펼쳐져 운치 있는 풍경을 자아냈다. 겨울 산행은 황량한 나무들로 쓸쓸한데 다행히 눈이 와서 겨울 산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한겨울에도 푸른 잎을 자랑하고 있는 소나무는 눈밭에도 도도하게 서 있었다.
한참을 올라 경사가 완만한 능선 구간에 도달하자 사방이 온통 설국 세상이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죽은 고사목도 보여 안타까웠다. 걸으면서 곳곳에 암릉구간이 나타나 산행의 묘미를 느꼈지만 눈 때문에 위험하였다.
2시간 30분 걸려 드디어 정상에 도착하였다. 아담하고 작은 정상석이 눈에 파묻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도장산은 ‘속리산 조망 1번지'라고 불리는데 병풍처럼 길게 늘어선 속리산을 바라보니 과연 듣던 대로 조망이 일품이었다. 수많은 산과 봉우리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한 회원이 멀리 속리산을 가리키며 가운데 높은 봉우리가 최고봉인 천왕봉이고 우측은 문장대라고 하였다.
하산 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고 구불구불하여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한 회원과 같이 동행을 하였는데 산악연맹 거벽등반 강사였다. 우리나라에서 거벽등반 최고인 곳을 묻자 북한산 인수봉이라고 하였다. 과거 인수봉에서 두 번의 참사가 일어났다. 그때 자료를 찾아보니 기상 돌변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하였다. 암벽등반의 주의사항을 묻자 준비만 잘하면 안전하다고 하였다. 가다 보니 한 회원이 지쳐서 잘 걷지를 못하였다. 과거에는 산을 잘 탔는데 오랜만에 타니 힘들다고 하소연하였다. 많이 내려가니 깊은 계곡에 심원사 사찰 일주문이 소박하게 세워져 있었다. 그 아래에는 추운 날씨에도 심원폭포 물줄기가 바위벽을 타고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산이야기 김재창 ☎010-2070-8405
노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