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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감악산 상고대 -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 이야기

눈과 다르게 나무에 얼음이 반짝거림

기사입력 2023-12-2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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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선생님 김재창람 산 이야기

파주 감악산 상고대

눈과 다르게 나무에 얼음이 반짝거림

이번에 찾은 곳은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감악산(675m)이다. 널리 알려진 감악산(紺岳山)은 파주와 원주에 있는데 모두 블랙야크 100대 명산이라 많은 등산인이 찾는다. 감악산은 파주, 양주, 연천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바위 사이로 검은빛과 푸른빛이 동시에 쏟아져 나온다 해 감악(紺岳) 즉 감색 바위산이라고 불린다.

엄청 추운 날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버스에 올라 잠깐 눈 붙인 사이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차에서 내리니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었다. 멀리 산 정상에 있는 특이한 시설물이 손에 닿을 듯 바로 눈앞에 보였다. 등산코스는 원당저수지-감로사-일편단심소나무-숯가마터-정상-남양홍씨일가 피난지-하늘아래첫동네, 거리는 7km, 소요시간 4시간이다.

춥고 땅이 미끄러웠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산을 올랐다. 저수지와 감로사 사찰을 지나니 곧바로 급경사가 나타났다. 계곡물이 얼지 않고 폭포가 되어 쏟아지고 있어 의아하였다. 나무는 잎이 다 떨어져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 쓸쓸하게 보였다. 소나무만 푸른색을 잃지 않고 겨울을 이겨내고 있었다. 유독 나뭇가지가 한 방향으로만 뻗은 특이한 소나무가 있었는데 일편단심 소나무로 불리고 있었다.
 

중턱쯤 오르니 조망이 터지기 시작하였다. 드넓은 벌판과 여러 저수지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 펼쳐졌다.

등산로 옆에 웅덩이가 보였는데 숯을 구워내던 가마터이다. 작은 동굴이 눈에 띄어 다가가보니 천장에는 고드름이 달리고 땅에서는 역고드름이 생겨 신비스러웠다. 계속 오르는 길엔 거대한 바윗덩어리인 임꺽정봉이 가로막고 있었다. 감악산에는 임꺽정이 관군의 추격을 피해 굴에 은신했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나뭇가지마다 마치 얼음으로 코팅한 것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자연의 신비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일생에 만나보기 힘든 상고대였다. 눈이 쌓인 것과는 다르게 상고대는 얼음이 얼어붙어 만들어진 것이다. 덕유산, 소백산에서 유명한 상고대를 감악산에서 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전날에 비가 오고 별안간 추워진 것이 원인인 듯하다. 상고대를 보며 겨울정취를 만끽하였다. 땅은 하얀 눈으로 뒤덮여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냈다.
 

어느덧 정상에 다다랐다. 전에 못 보던 돔 모양의 건물과 안테나가 우뚝 솟아 있었다. 주변에는 날카로운 철조망이 둘러쳐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정상을 정복한 성취감이 반감되었다.

정상은 파주시와 양주시 경계가 지나가는 곳이라 정상석에 두 지역 명칭을 함께 표기해 보기 좋았다. 드디어 감악산의 하이라이트인 옛 비석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쉽게도 글자가 모두 마모되어 판독이 불가능하다. 설인귀비, 빗돌대왕비 등 여러 설이 전해지지만 아직 정확한 실체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전문가들이 탁본 작업을 해본 결과 진흥왕 순수비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놨다. 비석이 보호막 없이 그냥 자연 상태로 노출되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하늘아래첫동네 방향으로 하산하였다. 조금 내려가니 커다란 성모마리아상이 서 있었다. 보통 산속에는 암자나 불상, 탑 등 불교시설들이 많은데 예상 밖이었다. 처음 보는 광경에 궁금증을 안고 걸었다. 바위로 둘러싸인 움막터가 나타났는데 남양홍씨일가피난지라고 적혀있었다. 한 가족이 한국동란 중 잠시 피란생활을 했던 곳이다. 산을 올라갈 때는 무척 추웠는데 내려갈 때는 상대적으로 따뜻하여 좋았다.

산이야기 김재창 010-23070-8405

노원신문

 

 

23 (100-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