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선생님 김재창의 팔도유람 산 이야기
동해안 해파랑길 34코스
옥계해변에서 망상, 묵호까지 바다와 백사장
코리아 둘레길은 이미 조성돼 있는 걷기 여행길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외곽 전체를 둘러 사람, 자연, 문화를 만나는 걷기 여행길이다. 총 4500km인데 이는 서울∼부산까지 거리의 10배이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800km)의 약 5.6배에 이른다. 동해안의 해파랑길, 비무장지대의 평화누리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이다.
그 중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총 50개 코스로 750km이다. 해파랑길은 대부분 바다 옆길이라 숲이 없어 뜨거운 여름에는 걷기가 힘들다. 이번 여정의 해파랑길 34코스는 2년 전 눈이 쌓였을 때 걸은 곳으로 낭만 가득한 추억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눈이 없어 아쉬운 마음을 안고 강릉으로 출발하였다.
34코스는 강릉시에서 동해시 구간으로 한국여성수련원 입구(옥계해변)-망상해변-묵호등대공원-묵호역 입구, 총거리는 약 14km, 소요시간은 약 4시간이다.
3시간 이상을 달려 들머리인 동해안 옥계해변에 도착하였다. 해변에는 해송(海松) 숲이 우거져 있었고 차가운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34코스 안내판에서 길을 익히고 해파랑길 리본을 따라 트레킹에 나섰다.
주변은 서울과 달리 시야가 탁 트여 가슴을 시원하게 하였다.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물줄기는 푸른빛을 띠고 맑아 보였다. 강다리를 건너자 항구에 시멘트 공장이 우뚝 서 있었다. 시멘트 공장은 원료인 석회석이 채석되는 근처에 세운다.
해안도로를 걷는데 바다 옆에는 철길이 놓여져 있어 특이하였다. 마침 기차가 거침없이 다가오고 있어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드넓은 바다와 백사장이 이어지면서 많은 해수욕장이 나타나 이국적인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되었다.
강릉시 옥계면을 지나 동해시 망상동이 시작된다. 망상해수욕장 가까이 오니 한옥집이 해변에 지어져 있어 인상적이었다. 예쁜 한옥 9동으로 숙박 시설을 갖춘 망상해변한옥마을이다. 특히 가족 단위의 여행객이 머물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한옥이 들어서 있다. 파도소리가 들리는 바닷가 한옥에서 숙박하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았다. 고즈넉한 전통 한옥 집에서 하룻밤 머물 수 있기를 기대하며 계속 걸었다.
차도 옆길인 직선도로를 걷다가 해파랑길이 별안간 직각으로 갈라졌다. 다행히 코스의 중간 중간에 해파랑길임을 알리는 여러 표시가 있어 길을 잃지는 않았다. 해변으로 내려가니 백사장 옆으로 나무 데크길이 있어 더욱 운치가 있었다. 정자가 나타나 휴식을 취하며 물 한 모금을 마셨다.
드디어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망상해수욕장이 나타났다. 남북으로 약 4km의 해변이 모래가 작고 보드라워서 명사십리로 예전부터 널리 알려져 왔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망상해수욕장의 상징과도 같은 주황색 시계탑이다. ‘해안 사구식물 보호지역’ 안내판이 있어 눈여겨보니 사구(砂丘)는 모래가 쌓인 곳인데, 이곳에서 30여종의 사구식물이 관찰되었다고 하였다.
해수욕장을 벗어나니 도로이정표에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라는 생소한 이름이 있었다. 도째비는 도깨비의 방언이고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도째비골에 동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각종 체험시설을 조성한 관광지다. 묵호항에 들어서자 높은 언덕 위에 묵호등대, 광활한 동해를 바라보는 약 59m 높이의 스카이워크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항구에는 많은 배가 운집해 있었고 생선을 파는 좌판이 길게 늘어서 있어 장관이었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게 만든 도째비골 해랑전망대에 올라 짙푸른 동해 바다를 바라보며 오늘의 여정을 마쳤다.
산이야기 김재창 ☎010-2070-8405
노원신문